'일파만파 진경준 사건' 넥슨 수차례 해명 번복하며 논란 자초

이재우 2016. 7. 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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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간 주식거래"→"부득이하게 주식자금지원"→"보험성이었다"
수차례 해명 번복하며 의혹만 키워…넥슨 "모든 의혹 해명하겠다"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불거진 진경준 검사장과 넥슨 주식 거래 사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넥슨이 해명을 수차례 번복하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20일 법조계와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진경준 검사장이 지난해 넥슨 주식을 매각해 126여 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난 뒤 최근 그 파장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강남 부동산 매매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넥슨이 명확치 않은 해명으로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25일 발표된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당시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은 156억5609만원을 신고해 가장 재산이 많은 법조인에 올랐는데 이는 진 검사장이 2005년 돈이 있어도 못 산다는 인기주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매입한 결과다.

당시 넥슨 비상장 주식은 넥슨 임직원이 아닌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넥슨은 2011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글로벌 기업이 된다. 이 과정에서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넥슨 지주회사 NXC 대표가 진경준 검사장에게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당시 넥슨은 "개인 간의 주식거래라 회사 차원에서 확인이 어렵다"는 설명을 했다.

하지만 판사 출신인 김상헌 LG그룹 법무 부사장(현 네이버 대표이사)이 진경준 검사장과 같은 시기에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지면서 넥슨 비상장 주식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넥슨이 법조인에게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지난 4일 진경준 검사장 등이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 회삿돈을 받아 주식 1만주를 산 거래 내역이 포착됐다.

넥슨이 앞서 밝힌 "개인 간의 주식거래"란 설명을 뒤집는 상황인 것이다. 넥슨이 진경준 검사장 등에게 회삿돈으로 비상장 주식을 사게 도와줬다는 사실은 넥슨의 기업비리 의혹으로 확대된다.

넥슨은 해명문 형식의 사과 입장자료를 내고 "2005년 당시 퇴사한 임원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주식을 외부 투자회사에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고, 외부 투자회사가 주식을 매수하게 되면 단기간 내 상장 압박 등 회사의 장기적 발전에 악영향이 염려됐다"며 "이를 대신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장기투자자를 급하게 물색했다. 이 과정에서 진 검사장 등이 매수 의사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당시 주식 매도자가 수일 내에 주식 매매대금이 모두 입금되기를 원하는 급박한 상황이었고, 진 검사장을 포함해 주식 매수인들이 모두 근시일 내에 자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하여, 회사에서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하게 됐다"며 "회사의 자금대여는 매수인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대여자금은 실제로 근시일 내에 모두 상환돼 당해 연도에 모든 거래가 완료됐다"고 해명했다.

넥슨의 해명으로 사건이 일단락된 듯 했으나 진경준 검사장은 넥슨에게 받은 4억2500만원을 제대로 갚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넥슨의 해명은 또다시 뒤집혀진다.

결국 김정주 NXC 대표는 지난 13일 오후4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김 대표로부터 "진경준 검사장과 친구 이상의 관계다" "주식 매매를 도와준 것은 보험성 차원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비상장 주식 사건은 고위 공직자와 기업인의 비리 의혹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강남 부지를 넥슨이 매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넥슨 주식 사건은 청와대로까지 불똥이 튄다.

넥슨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일가의 부지를 진경준 검사장 주선으로 특별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18일 공식 부인했다.

넥슨은 "당시 사옥 부지를 알아보던 중 리얼케이프로젝트 산하의 부동산 시행사를 통해 해당 부지를 소개받아 2011년 3월 매입하게 됐고, 소유주나 소유주의 가족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해당 거래가 진경준 검사장이나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건물 매입 가격도 인근 부동산의 실거래 가격보다 낮은 평당 1억3000만원 수준이었으며, 대부분의 인력이 판교로 이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2012년 9월 해당 부지를 매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병우 수석은 "김정주 대표와 전화 한 통 한적 없다"며 강남 부지 매매 의혹을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넥슨의 강남 부지 매매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의혹 등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넥슨 비상장 주식 사건은 게이트 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넥슨이 모든 의혹에 대해 명확한 내용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넥슨은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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