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운전기사 "폭로 한 달..받은건 문자 한통"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4. 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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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대림산업 운전기사>
-트라우마 영원히 시달릴듯
-대화 앞두고 돌연 약속 취소
-큰 바위에 헤딩하는 무력감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몽고식품, 고작 700만원 벌금
-노동부 근로감독? 안일할 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000 (대림산업 전직 운전기사),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뉴스의 그 이후를 짚어보는 시간, 화요일의 코너 AS뉴스입니다. 몽고식품, 대림산업, 현대비앤지스틸. 최근 몇 달간 수행 운전기사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아서 갑질논란을 일으켰던 기업들이죠. 논란이 일자 이들 기업의 오너들은 언론 카메라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들에게도 직접 사과를 했을까요? 또 합당한 법적 처벌은 어디까지 진행이 됐을까요? 오늘의 AS 뉴스에서 그 이후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대림산업의 이해욱 부회장에게 폭행을 당했던 그 운전기사 여러분, 기억하시죠? 백미러를 다 접고 룸미러도 접고 운전해라 했던, 바로 그 갑질을 당했던 기사입니다. 이분의 요청에 의해서 익명으로 연결하고요. 음성은 그대로 나갑니다. 나와 계십니까?

◆ 운전기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언론으로 기사화된 지 이제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세요?

◆ 운전기사> 지금도 별다른 거 없이 계속 제가 하던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대림산업에서는 그만두신 거고 지금도 운전기사 하시는 겁니까?

◆ 운전기사> 네, 맞습니다. 아직까지도 운전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아직도 트라우마라든지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세요?

◆ 운전기사> 그건 '아직까지'가 아니라 계속 벗어나기 힘들 것 같아요. 출발할 때 RPM이 저도 모르게 한 4000씩 가 있을 때, '지금 이게 아니지' 하면서 순간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운전을 제대로 하고 있죠.

◇ 김현정> 과속으로 달리던 버릇인거죠?

◆ 운전기사> 네네. 그게 아직도 조금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이해욱 부회장은 그랬습니다. 논란이 일자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 피해 기사들 한 분 한 분 찾아뵙겠다'라고 했는데. 직접 찾아와서 사과를 했습니까?

◆ 운전기사> 아니요, 직접 찾아와서 사과를 안 했고요. 달랑 그 문자메시지 하나를 보냈더라고죠. 그런데 그건 이해욱 부회장이 보낸 것 같지는 않고요. 아무래도 직원들을 시키지 않았을까 짐작이 들기는 합니다.

◇ 김현정> 아니,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 하나만 왔다고요? 혹시 삭제하지 않으셨다면 그 문자메시지를 좀 읽어주실 수 있을까요?

◆ 운전기사> 잠시만요. “원 씨, 어떻게 지내요? 나 이해욱이에요. 지금 일할 지도 몰라 문자드려요. 그동안 나 때문에 상처 받았을 텐데 이번 일로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진심으로 미안해요. 시간 알려주면 만나서 얼굴 보고 직접 사과하고 싶은데 연락 좀 부탁해요.” 이런 식으로 왔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 문자를 받고 답을 하셨어요?

◆ 운전기사> 답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왜 안하셨습니까?

◆ 운전기사> 제가 연락을 하면 약속을 잡겠다고 했는데 지금 제가 굳이 먼저 연락할 필요도 없고 저도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굳이 이렇게 찾아서 연락할 필요는 없는 거라 생각해서요.

◇ 김현정> 정식으로 전화를 먼저 걸어서 만나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문자메시지 하나 보내서 연락하라는 것이 이게 진정하게 사과하려는 사람의 태도인지 의심이 드셨단 말이에요?

◆ 운전기사> 그렇죠. 그래서 저도 문자 메시지를 받고 나서 뭔가 다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아무런 연락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굳이 연락할 필요가 없어서 저도 안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혹시 부회장 개인은 아니더라도 회사 측에서 어떤 접촉은 없었어요?

◆ 운전기사> 그래서 지금 저희가 알게 모르게 진행을 하려고 하는 게 몇 개 있었는데요. 지금 회사 측이랑 만날 거라는 얘기를 했는데 회사 측에서 다시 취소해가지고 저희가 아직 또다시 접촉은 안 했습니다.

◇ 김현정> 회사 측에서는 만나자라는 게 왔는데 만나기로 해 놓고 취소가 됐습니까?

◆ 운전기사> 네,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취소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장난하나 싶어서 그냥 저희도 또다시 답변을 안 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선생님께서는 비슷한 업종을 계속 하시는 거죠?

◆ 운전기사>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운전기사 업계 쪽에 이 사건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까?

◆ 운전기사> 아직 알려지진 않은 것 같더라고요. 솔직히 걱정이 안 된다고 볼 수는 없는데 그래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전혀 불안하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바로 잡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선 일이기 때문에 용감하게 이렇게 인터뷰도 또 응하신 거겠죠?

◆ 운전기사> 맞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다면요?

◆ 운전기사> ‘역시 대기업의 횡포는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큰 바위에 헤딩을 계속 하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끝까지 할 겁니다.

◇ 김현정>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도 관심 가지고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으로 갑질논란을 당했던 그분. 한 달 전 그 논란의 주인공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먼저 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갑질 피해를 당했던 운전기사가 이분뿐이 아니었죠. 몽고식품 회장,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 이들의 운전기사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고 또 미스터피자 회장에게 당한 경비원도 있었습니다. 그 떠들썩했던 사건들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지 참여연대의 안진걸 사무처장을 통해서 추적해 보죠. 사무처장님 나와 계십니까?

◆ 안진걸>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먼저 첫 포문을 열었던 게 몽고식품이에요. 운전 중에 주먹과 라이터로 폭행을 했다고 해서 떠들썩했는데. 거기는 직접 사과는 했던가요?

◆ 안진걸> 사과는 했는데요. 사람을 인격살인해 놓고, 온갖 폭력 저질러 놓고 사과하면 그걸로 끝이냐는 문제가 있거든요. 평소에도 항상 이렇게 했는데 왜 문제가 되었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진정하게 이해를 못 하니까 형식적인 사과가 나오는군요?

◆ 안진걸> 네, 맞습니다. 그리고 엉터리 사과죠. 이 사람들은 평소에도 그렇게 해 왔어요. 그리고 문제가 된 적이 없어요. 왜 이제 와서 이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자기들끼리 대책회의도 한다는 거예요.

◇ 김현정> 몽고식품 같은 경우에는 창원지방검찰청에서 벌금 700만원 벌금형을 내리기는 했습니다.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보세요?

◆ 안진걸> 그런데 이번에 적용한 법조항이 상습폭행죄도 있고,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혐의가 있습니다. 죄질이 나쁜 형법상의 상습폭행에다가 근로기준법 8조를 위반해가지고 징역 5년까지도 선고를 할 수 있는 것인데요. 사실 이분들이 지금 수백 억 대, 수천 억 대의 부자들 아닙니까. 700만원은 너무 솜방망이 처벌이죠. 재발 방지 효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처벌도 지금 현행 법규에서도 처벌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 줘야지 경종을 울리는 효과도 있고요. 더 나아가서 아주 부도덕하고 인격을 유린하고 반사회적인 범죄의 경우에는 몇 십억, 몇 백억씩 징벌적 손해배상을 당해야지 이 사람들이 정신을 차린다는 겁니다. 고용노동부도 너무 솜방망이, 검찰도 경찰도 너무 이 사건을 우습게보고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현정> 고용노동부에서 ‘그 문제의 기업들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하겠다’라면서 법적으로 나서는 것 말고 고용노동부도 뭔가를 좀 하겠다고 했는데 그 후속조치는 지금 없나요?

◆ 안진걸> 저번에 두산모트롤이라는 회사에서 1월에 명예퇴직을 강요하다 안 되니까 면벽근무를 시킨 적이 있었죠. 벽을 보고 일을 하라는 거죠. 그리고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건도 운전기사를 엄청나게 폭행하고 괴롭힌 사건. 이게 3월 23일이었습니다. 두산모트롤 사건은 1월 에 발생한 사건이고요.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나선 건 3월 31일이거든요. 한참 됐습니다.

늘 여론이 비등하면 그때가 되어서야 나서는 건데 또 나서봤자 너무 그동안 안일했다는 지적이 있고요. 그리고 한국사회가 더 이상 천민자본주의, 또 일부 사용자의 갑질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법, 제도뿐만 아니라 문화관행적인 부분을 이참에 완벽하게 근본적으로 바꾸자라는 겁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호소를 다시 한 번 드려 봅니다.

◇ 김현정> 그래서 몽고식품은 700만 원 약식명령, 사과는 했고요. 현대 비앤지스틸의 정일선 사장. 여기도 사과문은 냈는데 그 후에는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 안진걸> 서민민생대책위라고 하는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장을 냈어요. 아마 곧 있으면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하게 될 것이고. 이 사건도 폭행이 있었고 교통법규를 위반해서라도 운전을 해라, 이런 황당한 매뉴얼이 뭐 140개 있다 하잖아요. 사실 지금 밝혀진 건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떠들썩한 그때 하나만, 소나기만 지나가면 된다, 이런 생각 가지지 마시고 계속해서 저희가 추적하겠습니다. 제대로 수사하고 제대로 처벌받고 우리의 의식이 바뀌어야 된다 이런 생각 하게 되네요. 사무처장님 고맙습니다.

◆ 안진걸> 네, 저희들도 열심히 대응하겠습니다.

◇ 김현정>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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