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첫 명왕성과 만남.. 우주탐사 역사 한 획 긋다

류준영 기자 2015. 7. 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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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명왕성 근접]15일 새벽 1시20분 명왕성 최근접 촬영 사진 전달.. 9년6개월 간 항해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D-day 명왕성 근접]15일 새벽 1시20분 명왕성 최근접 촬영 사진 전달… 9년6개월 간 항해]

수명이 다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숙명을 짊어진 '뉴 호라이즈호'가 14일 오전 7시 49분 57초(미국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4일 오후 8시 49분 57초) 시속 4만9600㎞ 속도로 명왕성 최근접점(1만2500㎞ 거리)을 통과한다. 즉, 서울에서 뉴욕까지 거리(1만1080㎞)정도를 두고 지나치게 되는 것. 감속 없이 명왕성 인접 거리를 통과하며 2~3일 중 관측이 가능한 몇 시간 동안 주어진 미션을 모두 수행한다. 성공할 경우 명왕성·카이퍼벨트에 처음 도달하는 탐사선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극도의 긴장감과 흥분 속에서 뉴 호라이즌호의 '눈'을 통해 베일에 싸인 명왕성 실체를 지켜보게 된다. 지구보다 1000배 어두운 명왕성 실체가 오늘밤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뉴 호라이즌호는 명왕성 주변 카론, 닉스, 히드라, 케르베로스, 스틱스 등의 5개 위성들도 관측하게 된다.

명왕성은 태양계 끝자락에 있는 마지막 행성이다. 지구와 교신에서 전파가 오고 가는 데만 9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지상국에서 실시간으로 지시를 할 수 없다. 평균 표면온도는 영하 229도, 이 때문에 '얼음 왕국'이란 별칭이 따라 붙었다. 달보다 더 작다. 지름은 달의 66% 정도, 부피는 달의 3분의 1이다. 표면적은 대략 러시아의 영토 크기와 비슷하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어떤 위성

뉴 호라이즌스호는 2006년 1월 19일 우주로 힘차게 쏘아올려진 후 56억7000만㎞를 묵묵히 날아왔다. 그렇게 시작한 9년 6개월의 기나긴 항해가 이날 주어진 1차 과제를 풀며 결실을 맛보게 된다.

기체 결함 없이 뉴 호라이즌스호가 예정대로 1만2500㎞ 거리에서 명왕성을 촬영한 사진이 지구에 전달될 시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15일 새벽 1시20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발사중량이 478kg(연료중량 77kg)으로 비교적 작은 무인탐사선이다. 하지만 행성을 관측하고 연구할 장비는 모두 갖췄다. △가시광선·적외선 이미지 분광계인 랠프(Ralph) △자외선 이미지 분광계인 앨리스(Alice) △명왕성의 대기 구성 물질·온도 측정용 렉스(REX) △망원카메라인 로리(LORRI) △태양풍과 플라즈마 분광계인 스왑(SWAP) △에너지 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펩시(PEPSSI) △우주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에스디씨(SDC) 등 7가지 연구 장비가 실려 있다.

이를 통해 명왕성의 대기권과 지질은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고, 지표는 어떻게 생겼는지, 표면온도는 어느 정도이고, 태양풍으로 뿜어져 나오는 입자들은 명왕성 대기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등을 파악하게 된다.

◇'명왕성 수수께끼' 4가지 이미 풀렸다

뉴 호라이즌스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 사이 망원카메라인 로리로 촬영한 고해상도 명왕성 지도를 지구에 전달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한 NASA 측은 우선 "명왕성은 '붉은 갈색' 빛을 띤다"며 "이는 명왕성 대기와 지표면이 태양의 자외선 빛과 상호작용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명왕성 주변을 공전하는 가장 큰 위성 '카론'은 회색빛을 띈다"고 덧붙였다.

뉴 호라이즌스호팀 책임 연구원인 알란 스턴 박사는 "명왕성과 카론 모습을 실제 컬러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며 "낮은 화질임에도 불구하고 명왕성과 카론의 색깔 구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NASA는 또 명왕성 크기를 측정한 결과, 이전 추정치보다 약 80km 정도 더 큰 지름 2천370㎞에서 ±19㎞ 정도였다고 밝혔다.

책임 연구원인 앨런 스턴은 "명왕성은 당초 예측보다 밀도가 낮다"며 "이는 내부 얼음이 많고 바위층이 적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또 "명왕성 북극은 예상대로 메탄과 질소 얼음으로 이뤄져 있었고, 질소가 많은 대기의 흔적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명왕성 적도를 따라 3000km에 걸쳐 형성돼 있고, 가장 어두운 지역인 '고래'(the whale)를 처음 발견한 것도 큰 성과 중 하나이다. 지형 모양이 오른쪽으로 헤엄쳐가는 고래의 옆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

아울러 고래 꼬리에 해당되는 부위의 왼편에는 밝은 '도넛' 형상의 지역이 자리 잡고 있다. 350㎞에 걸쳐 형성된 이 지형은 충돌에 의한 분화구나 화산 같은 원 형태를 띠고 있다. 물론 이는 과학자들의 추측이며, 고래, 도넛 지형의 특징은 뉴 호라이즌스가 보다 더 자세한 영상을 보내올 때까지 해석을 유보한 상태이다

명왕성 근방 5개의 위성들 정체도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특히, 크기가 워낙 작아 측정이 어려웠던 제4호 위성 '케르베로스'와 제5호 위성 '스틱스' 촬영을 뉴 호라이즌스호가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더 많은 명왕성 달 정보를 확보하게 됐다.

NASA에 따르면 케르베로스의 공전 주기가 약 32일이고 지름은 약 10~30㎞ 정도이다. 스틱스의 공전 주기는 20일이며, 약 7~21㎞ 정도의 크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명왕성에서 가장 큰 위성인 '카론'은 대기권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지상 망원경으로도 쉽게 측정이 가능하다. 지름은 약 1208㎞. 그밖에 다른 위성인 '닉스'와 '히드라'도 뉴 호라이즌호 망원카메라에 포착됐으며, 이들 위성의 지름은 각각 35km, 45km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 전 우주관측장비 '명왕성 정조준'

뉴 호라이즌스가 명왕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나가는 14일 밤을 전후로 여러 개의 다른 우주관측 장비들도 동시관측을 통해 뉴 호라이즌스 탐사를 지원한다.

먼저 토성 궤도를 돌고 있는 카시니 탐사선이 명왕성 영상을 촬영한다. 카시니가 찍은 사진 속 명왕성은 별 무리 속의 흐릿한 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뉴 호라이즌스가 수집한 데이터를 보완하며 다른 관점에서의 과학적 측량 결과를 제시하게 된다.

뉴 호라이즌스가 명왕성에 근접하기 전 세계 최대 공중관측소인 '소피아'가 적외선 망원경을 활용해 명왕성 대기 밀도·구조를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뉴 호라이즌스가 명왕성을 지나친 후에는 스피처 우주망원경, 케플러 망원경이 계절의 변화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허블 우주망원경도 명왕성의 4개 위성(닉스, 하이드라, 케르베로스, 스틱스)를 계속적으로 감시하며 뉴 호라이즌스호 관측을 지원한다.

폴 허츠 나사 천체물리학부 부장은 "뉴 호라이즌호 데이터와 현존하는 우주 관측장비들이 모은 데이터를 모아 다각적인 분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관측은 뉴 호라이즌스의 다음 목적지를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뉴 호라이즌스의 다음 목적지는 태양으로부터 약 30~50AU 정도의 거리에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한 영역인 카이퍼벨트이다. 탑재한 77kg의 연료 중 남은 절반을 이때 쓴다.

NASA는 "뉴 호라이즌호의 명왕성 탐사 후부턴 카이퍼벨트로 궤도를 수정하며, 분석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은 외행성 중 또 다른 추가 목표를 선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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