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폭발사고 사망자가족 장례식장서 오열.."책임자 엄벌해야"

고은희 입력 2015. 7. 3. 15:41 수정 2015. 7. 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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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3일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주)2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6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 가족들이 울산지역 장례식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유족들은 발인실에서 오열하면서 사고 원인을 따져보고 원인을 제공한 회사 측이 책임지고 사고 책임자는 엄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3일 오후 울산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숨진 사망자 가운데 가장 젊은 천재녕(28)씨 가족이 발인실에서 오열했다.

천씨의 어머니인 전모(55)씨는 "뉴스를 보고 아들이 일하는 회사에서 사고가 난 줄 알았다. 설마 했는데 아들이 실종자 명단이 올려져 있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집(부산)에서 사고 현장까지 한달음에 달려갔으나, 회사 입구에서부터 저지를 당해 죽음보다도 더 슬펐다"고 털어놓았다.

전씨는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고위층 인사가 도착 안 해 들어갈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내 아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결국 아들이 사체로 발견했다고 해서 회사 안으로 들어갔더니 아들의 모습은 차마 말하기로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며 "희생자의 아픔 따위는 생각지도 않고 영혼 없이 대처하는 회사 관계자를 용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고(故) 천재녕씨는 한화케미칼(주)의 협력업체인 환경업체에 지난달 8일부터 근무, 4주째를 맞고 있다. 대학에서 환경과 관련해 전공해 취업을 준비하다 전공과 관련된 업종에 임시직으로 근무하다 참변을 당했다.

고인의 모친 전씨는 "취업을 준비하다 아르바이트지만 난생 처음으로 일한 직장에서 이런 변을 당하게 돼 더욱 가슴이 찢어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오열했다.

고인의 외삼촌인 전씨는 "이번 일은 안전 불감증에서 초래된 일로 추정된다. 사건의 정황을 꼼꼼히 살펴 과실이 밝혀지면 적법한 절차를 밟아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사고는 오전 9시 16분께 울산시 남구 화학공단 내 어천동 한화케미칼(주) 2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작업 중이던 근로자 이현배(55), 이호빈(49), 박재규(50), 박현용(38), 천재녕(28), 박희경(55) 등 6명이며, 1명이 다쳤다.

사고를 당한 인부들은 폐수저장조 위쪽의 화학물질 이송 배관을 용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배관 안에 남아 있던 잔류 가스에 불꽃이 튀면서 폭발이 발생해 폐수조저장조가 무너지면서 매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장례식장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go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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