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0명 숨진 中 지안 버스 참사] 후배 승진 기회 주려고 장기교육 지원했다 참변

춘천=서승진 기자, 전국종합 2015. 7. 3.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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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연들

‘모범적인 가장’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공무원’ ‘조직의 훌륭한 리더’….

지난 1일 중국 지린성 지안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로 희생된 전국 8개 시·도 지방직 5급 공무원 9명의 공통점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7년차 과장인 김이문(54) 사무관은 지난 1월 후배 공무원에게 승진 기회를 주기 위해 장기교육을 지원했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36세에 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학구열이 높았다. 한 동료직원은 “지난 2월 추계예술대에서 문화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고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슬퍼했다.

공직생활 33년 만인 2013년 4월 5급으로 승진한 경기도 고양시 한성운(54) 사무관은 아내와 동생이 모두 공무원이다. 보름 전 장녀를 결혼시키며 환하게 웃던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아내는 사고 소식에 실신했다.

부산시 김태홍(55) 사무관의 비보를 접한 동료 공무원들은 “고인은 일찍 부모를 여읜 탓에 형제자매들을 친부모처럼 대하고 가족들에게 자상한 가장의 모범을 보였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경북도청 정광용(51) 사무관은 도청 내에서 ‘기획통’으로 불렸다. 울릉군 등 시·군 근무 경력에다 농촌개발과 등 국책사업이 많은 곳에서 오래 근무했고 4대강 사업에도 참여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 사무관은 직장과 가정에 충실한 더할 나위 없는 모범공무원이자 자상한 가장이었다.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고 탄식했다.

광주시 용연정수사업소 기전담당 김철균(55) 사무관은 지하철 차량설계 분야의 1인자로 평소 후배공무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아 왔다. 그는 도시철도건설본부에 근무하던 2000년대 중반 광주 지하철 1호선에 투입할 차량 부품의 국산화 100%를 처음 이루는 데 열정을 바쳤다.

제주도 조영필(54) 사무관은 도청 내부에서 농업전문가로 통하는 모범 공무원이었다. 감귤산업 발전에 헌신해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강원도 춘천시 이만석(55) 사무관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독학으로 방송통신고와 방송통신대를 졸업했다. 1980년 공직에 입문해 31년 만인 2012년 6월 사무관이 됐다. 그의 비보를 접한 동료직원들은 “법 없이도 살 만큼 착하고 성실한 분을 하늘이 너무 빨리 데려갔다”며 안타까워했다. 인천시 서구 한금택(55) 사무관의 차남(24)은 아버지의 사망 다음 날 소방공무원 시험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전국종합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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