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10원 지급 업주 "어른으로서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입력 2015. 7. 1. 09:12 수정 2015. 7. 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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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체납임금 10원짜리 만 개로 지급 고용자

▷ 한수진/사회자:

어제(30일) 한 뉴스가 큰 주목을 받았죠. 한 업주가 밀린 알바비 10만 원을 지불하면서 10원 짜리 동전 1만 개로 지급했다는 보도였습니다. 게다가 아르바이트생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나서야 밀린 두 달 치 월급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 뉴스가 알려지고 나서 해당 업주는 종일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저희가 어찌된 영문인지 직접 말씀 들어보기 위해 이 시간 해당 업주와 전화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 좀 들어보죠. 사장님 나와 계시지요?

▶ 고용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두 달 동안 아르바이트했던 박모양에게 밀린 월급 중에서 10만 원을 10원짜리 동전으로 줬다. 이게 보도된 사실인데요?

▶ 고용자:

네. 제가 10원짜리로 준 게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10원 짜리로 알바비를 지급하신 건가요?

▶ 고용자:

제가 사이코도 아니고 그렇게 왜 줬겠습니까. 다 이유가 안 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이유가 있겠습니까?

▶ 고용자:

이유는 같이 굉장히 가족처럼 잘 지냈거든요. 같이 밥도 먹고, 막창도 먹고, 고기도 사먹고, 잘 지냈습니다. 그리고 그런데 물론 계기가 있었겠죠. 일방적인 건 없습니다. 그 계기는 알바들이 다 그렇잖아요. 약속 있으면 일하기 싫고 나가고 싶고 무단결근을 한 거에 대해서 말을 하자면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화가 나는 건 아닙니다. 저도 어릴 때 마찬가지로 일하기 싫으면 무단결근 했었고요. 그런데 무단결근을 꼭 주말에 두 번을 무단결근을 했는데 저는 전화도 안 했어요. 전화도 안 했는데 그 다음날 전화가 왔더라고요. 월급 지금 당장 달라고.

그래서 저는 월급을 주는 건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일을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되면 급여를 바로 주는 회사는 없을 것 같다. 네 월급 날짜에 정확하게 맞춰줄게. 네 월급 날짜가 언제냐, 4월 말이다. 그날 월급을 주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이틀 뒤인가 남학생이 전화가 왔어요. 저는 얼굴도 모르는 남학생이. 그래서 전화를 받아보니까 월급을 왜 안 줍니까? 다짜고짜. 그래서 너는 누구냐? 그때부터 그러면 제가 가게로 찾아갈게요. 가게로 와라.

▷ 한수진/사회자:

그 친구들은 전화 걸어서 월급 왜 안 주냐, 이런 얘기를 했던 모양이죠?

▶ 고용자:

얘기는 다 끝난 부분인데 네가 왜 나서서 가게를 와서 얘기를 해라. 조만간 가게로 갈게요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났는데 문자가 왔어요. 지금 돈 넣어달라고. 계좌번호 불러라.

▷ 한수진/사회자:

그 아르바이트 학생이 그렇게 문자가 왔다는 거죠?

▶ 고용자:

네. 계좌번호 넣어라. 돈 넣어줄게 했어요. 그런데 지금 당장 입금해주세요. 그 말에 저는 그러면 가게로 와라. 그러니까 친구들을 10명을 데리고 10명 정도 가까이 데리고 아까 입금 안 해주셔서 고용노동부에 접수하고 진정서 놔두고 간다고.

▷ 한수진/사회자:

노동부에 진정을 했다?

▶ 고용자:

네. 진정을 했고 진정서를 놔두고 가고 지금 입금을 하면 자기가

▷ 한수진/사회자:

취소를 하겠다?

▶ 고용자:

취소를 하겠다. 그런데 옆에 있던 친구가... 물론 내가 입금을 하는데 너희들 한꺼번에 몰려와서 나는 협박당하는 느낌이다. 너 왜 그러냐? 내가 입금해준다고 했으면 그냥 계좌번호만 넣으면 되지 왜 당장 입금 해달라고 굳이 넣을 필요가 없는데 왜 그러냐.

▷ 한수진/사회자:

사장님께서는 일을 그만두는 과정에서 좀 안 좋은 일들이 계속 이어졌고 그런데 어쨌든 그 학생과는 이야기가 잘 된 줄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학생은

▶ 고용자:

그런데 3자가 끼어서

▷ 한수진/사회자:

노동부에 진정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거고 그 과정에서 많이 서운하셨다 이 말씀이시군요?

▶ 고용자:

두 달 치 월급을 밀린 게 아니라 두 달을 일했는데 어떻게 월급이 30만 원일 수가 있겠습니까. 첫 달 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날짜에 입금을 시켜줬고요. 그때 일도 너무 잘했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두 달 일을 했는데 첫째 달은 제대로 월급이 지급이 됐고

▶ 고용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두 번째 달 돼서 문제가 생긴 거군요?

▶ 고용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두 번째 달은 한 달을 다 채우지 못한 상태였고.

▶ 고용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 동안에 사장님 보시기에는 무단결근도 한두 번 정도 있었고

▶ 고용자:

그런데 그런 건 상관이 없습니다. 애들은. 저도 어릴 때 마찬가지로 그렇게 했었고요. 그건 문제가 아니라

▷ 한수진/사회자:

그런 건 무단결근까지 이해할 수 있었는데

▶ 고용자:

충분히 이해하죠. 일한 부분은 일하는 게 맞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월급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많이 서운하셨다는 말씀이시군요?

▶ 고용자:

저는 얼굴도 모르는 남학생이 말투가 싸움하자는 그런 말투로 그때도 열 명 가까이 와서 입금하라고 하면 취소 처리하겠다고. 내가 돈을 안 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아니 그냥 입금만 하면 됩니다 그러더라고요. 너는 왜 그래 말을 싸가지 없게 하노 했더니 욕을 했어요 욕을 저한데. 씨 자로 욕을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방송에서는 담기 힘든 욕을 했다는 거죠?

▶ 고용자:

욕을 했어요. 욕을 하고 나갔어요. 제가 정말 분해서

▷ 한수진/사회자:

어린 학생이

▶ 고용자:

내가 어떻게 애한테 이런 얘기 욕을 들어먹어야 하나 싶어서. 그래서 너무 분해서 (한숨)

▷ 한수진/사회자:

욕을 해서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 고용자:

아무 말 안 했어요 저는. 너무 바빠서 주방에 할 일이 있어서 일하러 갔어요. 저는 여럿 있는 애들하고 말장난해서 뭐합니까. 그리고 제 앞에 대놓고 얘기한 게 아니라

▷ 한수진/사회자:

지나가는 말처럼 욕을 했는데 어쨌든 들리긴 들리셨다?

▶ 고용자:

대놓고 얘기는 안 했죠. 지나가면서 뭐 씨X.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10원짜리로 임금을 주신 거군요.

▶ 고용자:

10원짜리로 바꾸기도 어려워요.

▷ 한수진/사회자:

만 개를 준비하셔야 하는데 만 개 준비하는 게 어렵잖아요.

▶ 고용자:

굉장히 어렵죠. 제가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서 은행가서 바꾸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꼭 그렇게 하셔야 했어요, 그럼?

▶ 고용자:

제 친한 후배 가게가 있어요. (한숨) 그래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제가 10원 짜리를 그렇게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는데...

▷ 한수진/사회자:

그 점에 대해서는 후회를 하고 계시는 거군요?

▶ 고용자:

어른으로서 생각이 짧은 행동을 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 점에 대해서는 지금 그 학생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을 갖고 계신다?

▶ 고용자:

저는 정말 그건 저도 만약에 상대방의 입장이라면 저도 굉장히 불편했을 거예요. 마음이.

▷ 한수진/사회자:

그 학생 입장에서 10원짜리로 월급을 받았을 때

▶ 고용자:

그렇죠. 굉장히 기분 나쁘죠. 그걸 좋게 얘기를 하려고 하면 다른 3자가 끼어들고, 만나서 얘기를 지나가는 걸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하면 얘기를 안 하려고 하고.

▷ 한수진/사회자:

그때는 너무 화가 나서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후회하신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고용자:

아휴... 후회하죠. 그리고 제가 부끄럽죠. 부끄러운 행동을 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많이 부끄럽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 고용자:

굉장히 부끄러워요. 정말 좋아하던 아르바이트생이었고 열심히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더구나 이 문제가 언론에도 크게 보도가 되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당혹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 고용자:

지금 거의 장사도 어떻게 운영을 해나가야 할지 참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한 5분이라도 좀 더 생각을 해서 어른답게 행동을 했다면 이런 일까지 벌어지지도 않았을 건데 경솔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두 달 함께 일하시면서 사모님하고도 부인하고도 그 학생하고 친딸처럼 잘 지내셨다고 하는데

▶ 고용자:

그날

▷ 한수진/사회자:

전화라도 좀 하셔서 마음을 전해주시면 어떨까요?

▶ 고용자:

지금이요?

▷ 한수진/사회자:

방송에서 직접은 아니더라도 그 학생에게 지금이라도 전화하셔서 그런 마음, 미안한 마음, 후회되는 마음을 전하시는 건 어떨까 싶어서요.

▶ 고용자: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사소한 일로 일이 커졌기는 했지만 당연히 기회가 된다면 제가 따뜻한 밥이라도 한 그릇 사주고 싶네요.

▷ 한수진/사회자:

기회가 되면 그렇게 하겠다. 지금 당장은 전화하시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신 모양이네요.

▶ 고용자:

아니요. 아니요. 오늘은 제가 어제 뉴스 터지고 어제 오늘은 제가 심정이 착잡합니다. 착잡하고 밖에 나가기도 싫고 제가 좀 마음 정리가 되면 그때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한수진/사회자:

앞으로도 장사하시고 사업하시려면 이런 아르바이트 일손들 고용하실 텐데 이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또 없겠지요?

▶ 고용자:

있어서도 안 되고요. 그런 일을 다시 한 번 만들면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현재는 아르바이트생 안 쓰고 있습니다. 안 쓰고 그냥 이모들 쓰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너무 힘드셨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사장님이 충분히 화가 나고 힘들었던 것도 저희가 이해가 되는데 그래도 문제가 된 것 불편한 일은 그 일로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미 말씀하셨지만 속상한 일이니까요.

▶ 고용자:

제가 못나서 그런 거죠 뭐... 어른으로서. 그냥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고 창피하고 이번 기회에 정말 어린 애들한테 제가 많은 걸 배웠습니다. 진짜.

▷ 한수진/사회자:

지금이라도 또 잘 이야기 나누시고요. 풀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정말 어렵게 방송에 응해주셔서 고맙고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용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저희가 해당 아르바이트 학생에게도 인터뷰 요청을 했었는데요. 이 뉴스가 나가고 나서 많이 놀라있는 상태다. 그러면서 인터뷰를 사양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 학생의 이야기 들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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