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은행 헤게모니 바뀐다

김경환 기자 2015. 11. 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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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23년만에 이뤄지는 은행 인가, 은행 핀테크 혁명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23년만에 이뤄지는 은행 인가, 은행 핀테크 혁명 불가피]

29일 선정된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까. 금융위원회는 이날 카카오뱅크와 K-뱅크 컨소시엄 등 두 곳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줬다.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는 1993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이뤄지는 은행 인가라는 점에서 금융권 전반에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컨소시엄에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은 물론 통신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과 온라인상거래, 게임, 핀테크 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기술적으로 혁신적인 새로운 은행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기존 제도권 은행과 전혀 다른 '핀테크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은 이미 핀테크에 따른 변화에 사로잡힌지 오래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16개 은행과 우체국에 등록된 모바일뱅킹 고객 수는 6000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금융거래 10건 중 9건은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 등을 통한 비대면거래로 이뤄지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은 100년 이상 사용해온 종이통장을 2017년 9월부터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2020년 9월에는 완전 폐지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매킨지의 글로벌뱅킹 연차보고서 분석을 통해 2025년이 되면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업의 매출과 수익을 상당 부분 잠식해 결국 은행들의 순익이 6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의 주류가 이미 은행에서 출범도 안 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핀테크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들도 정맥·홍채·지문인식 등 비대면채널을 통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모바일뱅킹을 강화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에 나선 상황이어서 전반적인 은행권 헤게모니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 산업은 금융시장의 역동성을 높이는 '메기'가 될 것"이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등 핀테크 혁명이 시작됐음을 예고했다.

내년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금융소비자 편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점 운영 비용이 들지 않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갖는다. 금융 소비자들은 송금 및 환전 수수료를 절감하고 낮은 대출 금리와 보다 높은 예금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초기엔 은행에 비해 부족한 자본력 등으로 정면 승부를 택하기 보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였던 중소 상공인이나 개인에게 대출을 하는 등 혁신적인 금융 기법으로 새로운 금융 업태를 개척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이 고객들의 기호에 맞아 떨어져 추후 기술력과 자본력이 쌓이게 되면 기존 은행권과 정면 승부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쏟아지는 방대한 금융정보와 지식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기능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핀테크가 아니면 해결하기 어려운 금융환경이 돼 버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특히 무엇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주요 전략 포인트로 삼고 있는 신용카드업종도 변화를 거스를 수 없을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인터넷으로 발급 가능한 카드를 최근 쏟아지고 있는 각종 페이 서비스와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존 신용카드업종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최근 진행되는 글로벌 은행인 HSBC, 바클레이즈, 도이치뱅크 등 대량 감원조치가 본격적인 은행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핀테크 혁명이 본격화되고 은행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날 경우 이에 수반되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은행 분야에서는 비대면 채널 증가로 인력 수요 감소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고용 확대 움직임에 반하기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신규 고용을 예년보다 늘리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 기능은 앞으로 핀테크 기술과 일부 대체불가능한 인력만 남고 전반적인 인력이 크게 줄어드는 형태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은행은 일부 금융 중개 기능과 재테크 기능을 남기고, 고용은 대신 은행이 자금을 지원해주는 기업이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형태"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비대면채널 확대를 통한 절차 간소화가 근본적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금융권의 핀테크가 초기 단계에 불과한 만큼 아직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 혁명이 벌어지는 것은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당분간은 기존 은행들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환 기자 kenny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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