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박수만으로 만들어진 유승민 사퇴 권고 "표결은 당의 상처"

김동우 기자 2015. 7. 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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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표결로 사퇴 권고 호소.. 표결 후폭풍 고려

새누리당은 8일 의원 총회를 열고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권고안을 박수만으로 추인하며 유승민 의원이 사퇴하는 것이 당 내 대다수의 입장인 것처럼 표현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했다. 그는 ‘선당후사’의 정신을 강조하며, 표결 없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할 수 있도록 동의를 구했다. 김 대표는 “나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며 “유 원내대표가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내리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언급한 뒤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신임투표로 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모두가 큰 상처를 입고, 그런 이유로 당을 위한 희생을 호소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대 총선 승리를 거론했다. 그는 “당 대표로서 사고의 초점은 오로지 내년 20대 총선 승리에 맞춰져 있다”며 “지금처럼 갈등과 혼란이 계속되면 총선에서 패할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의 공멸”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모두 발언 전문>

지난 5월 28일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40일 동안은 우리 새누리당에게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당내 갈등과 혼란으로 인해 우리 새누리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 동지들께 심려와 걱정을 너무나 많이 끼쳐 드렸습니다.

갈등과 혼란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국민과 당원 동지들에 대한 예의도 아닙니다.

이제는 결단을 내리고, 모든 일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되돌려놔야 할 시점입니다. 국회법 논란의 발단은 공무원연금 개혁이었습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공공 노동 금융 교육’개혁의 시금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야당이 반대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망국법’ ‘야당독재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어야 했었습니다.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연계해 제시한 것이 국회법 개정안이었습니다. 의원 여러분들도 함께 결정하신 것처럼 우리 새누리당은 강제성이 없다고 해석했지만, 야당은 강제성이 있다고 계속 주장함으로서 갈등과 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결국 정부 내 법령유권해석기관인 법제처에서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고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셨고, 우리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2월2일 취임한 이후 5개월 남짓 기간 동안 많은 일을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공과(功過)를 얘기하지만 많은 의원님들은 과실보다는 공로가 훨씬 많았음을 인정하실 것입니다. 역대 정부가 근시안적 사고로 접근한 탓에 늘 미봉책에 그쳤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성공시켰고, 경제활성화 법안의 처리에도 적극 나서는 등 국회선진화법이라는 제약 조건을 고려할 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성공에 대한 열정과 충정이 누구보다 강한 동료 의원이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의 외연을 넓힌 우리 새누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새누리당을 함께 이끈 투톱으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늘 사랑하고 존경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계속 고뇌할 수 밖에 없었고, 마음 속으로 괴로움도 참 많았습니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오락가락한다’ ‘어정쩡하다’ ‘눈치만 본다’는 등 많은 비판과 비난을 참고 견딘 것도 당의 단합과 화합을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당 대표로서 당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 대표로서 제 사고의 초점은 오로지 내년 20대 총선승리에 맞춰져 있습니다. 정당은 선거 승리를 위해 존재하고, 특히 내년 총선은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갈등과 혼란이 계속되면 총선에서 패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우리 모두의 공멸입니다.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박근혜 정부는 국정 추진동력을 잃으면서 레임덕에 빠지게 될 것이고, 내후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이 힘들어지게 될 것이고 그것은 곧 국민의 불행입니다.

현 상황에서 시간은 우리 새누리당의 편이 아닙니다. 현재의 분열상이 계속되면 많은 국민들은 피로감이 쌓일 것이고, 한번 떠난 민심은 쉽게 되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당 대표로서 이러한 파국은 반드시 막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당 최고위원님과 의원님들이 그동안 유승민 원내대표와 이 문제 해결을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의원님들의 뜻이 모인 의총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그대로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어제(7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고 회의 내용을 유승민 원내대표가 받아 들였으며, 그 결과 오늘 의총이 열리게 됐습니다.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의총에서 원내대표에 대한 신임 투표는 없습니다. 다만 당헌의 의원총회 부분 ‘77조 2항’에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 회부하면, 의총에서 처리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와 관련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데 유승민 원내대표를 포함해 모두가 공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신임투표로 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모두가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그동안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해서 희생해 달라고 많은 호소를 해 왔지만,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방안으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키로 했고, 오늘 원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의총에서 의원동지 여러분의 동의를 구하고자 합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혼란의 문제는 유승민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새누리당 모두의 문제가 됐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선당후사의 정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의 경험에 비춰보건대 정치인의 거취는 반드시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자신을 던지면서 나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부탁하는 것입니다.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 새누리당은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해 국민과 당원 앞에 나서야 합니다.

결단의 시점에서 의원동지 여러분의 애당심에 입각한 현명한 판단을 부탁 드립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국민들은 분열된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오늘 꼭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후 토론에서 의원님들의 의견 개진에는 제한이 없으나, 당의 미래를 위해 절제된 표현을 부탁드립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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