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에게 떠밀려서는 안 나간다?
[동아일보] “왜 언론에서 6일을 사퇴 시한이라고 하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근 가까운 의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친박(친박근혜)계의 ‘명예퇴진’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친박계 의원들은 ‘6일 국회법 개정안 재의가 무산되면 국회법 개정을 주도한 유 원내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주장해 왔다.
유 원내대표 주변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명분이 있으면 사퇴하겠지만 당내 다수가 아닌 친박계 의원들이 여론전이나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압박한다고 해서 떠밀려 물러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의원들의 투표로 당선된 원내대표이고 6월 25일 의원총회에서도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사퇴를 원한다는 점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물러날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른 의원도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다시 해서라도 의원들의 뜻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내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유 원내대표의 소신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유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와 연결돼 있다. 평소 ‘원박’(원조 친박)을 자처하는 유 원내대표이지만 이제 친박계와 대척점에 서는 것은 피하기 어렵게 된 만큼 ‘강단’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한 비박계 재선의원은 “평소 스타일과 달리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 사과까지 한 만큼 유 원내대표로서는 예의는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도 큰 꿈을 갖고 있는 만큼 본인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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