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만 공개한 식약처 가짜 백수오 명단.. 들여다봤더니

CBS노컷뉴스 윤지나 김연지 기자 입력 2015. 5. 28. 04:00 수정 2015. 5. 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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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207개 중 75.8%에 해당하는 157개 제품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진짜 백수오가 확인된 것이 5% 뿐이라면 나머지는 어떤 상황이라는 걸까?

가짜 백수오 사태가 한달 넘게 파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수조사 결과 발표가 혼란을 오히려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확인 불가 배경에 대해 식약처는 제품 제조 과정에서 열이나 압력을 가한 탓에 백수오나 이엽우피소 DNA가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것처럼 제품의 원물을 찾아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려고 해도, 전수조사 당시 원물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에 검사가 불가능했다고 한다.

결국 식약처는 곡류가공품 등 원물에 가까운 형태의 제품에 대해서만 성분을 확인했고 조사대상 건강기능식품 대부분은 '확인 불가' 판정을 내렸다.

대신 건강기능식품 58개 제품에 대해서는 "이엽우피소를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 원물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이력이 있고 혼입방지체계와 원료공급처 관리가 미흡했다"면서 '자율적 회수 조치'를 실시했다.

이엽우피소를 확인하지는 못해도, 이들 제품에 가짜 백수오 원료가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식약처 스스로 인정한 조치다.

하지만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은 업체들의 제품이 모두 여기 해당된다는 것을 감안해 CBS가 실제 자율회수 대상 품목을 추려봤더니, 풀무원생활건강과 한국인삼공사, 천호식품, 김정문알로에 등 굵직굵직한 기업 제품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었다.

식약처가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공개한 제품 제조사들이 국순당과 농협인삼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한 것과 대조적이다.

식약처가 자율적 회수 조치를 실시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제품명 공개는 거부하는 상황이다보니, 백수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어머니에게 백수오 제품을 구입해 선물했다는 박아람씨(32.여)는 "식약처 조사 결과 시중 제품 대부분이 가짜라는 기사를 보고 환불을 요청하러 갔지만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은 업체 상당수는 식약처의 전수결과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호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천호식품의 경우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아 '황후백수오', '백수오와홍삼' 등 4개 제품을 생산하지만 홈페이지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5월 26일 최종검사 결과 이엽우피소 검출 명단에 천호식품은 없다"고 쓰고 있다.

자율회수 조치 대상 업체들은 이미 시장에서 관련 제품들이 철수된 상태다.

[CBS노컷뉴스 윤지나 김연지 기자]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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