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비타민·오메가3..제2 제3의 백수오 될 가능성 충분

2015. 5. 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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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어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수오 제품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조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백수오 제품에 5%만, 5%만 진짜 백수오로 만든 제품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농락을 당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발표로 사실상 국내에서 제조된 백수오 제품에 대해 식약처가 그동안 제대로 된 품질검사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참에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 위원장이시죠. 국제암대학원 대학교 명승권 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지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어제 식약처 발표는 어떻게 보셨어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저는 한 마디로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망스러우셨다고요? 어떤 점에서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가장 중요한 건 이번 백수오 관련 사태는 본질적인 문제는 백수오만의 문제가 아니고요. 건강기능식품 제도 자체 문제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도 자체의 문제다?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표명이 없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건강기능제품과 관련한 개선 대책안을 이야기했다고 했지만 주로 개선하겠다고만 선언을 하고 대부분이 안전의 문제라든가 아니면 품질관리 이런 쪽에 집중해서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본적인 제도 자체가 중요하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는 잠시 후에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고요. 일단 교수님, 식약처가 이엽우피소가 확인된 40개 제품만 전량 회수 조치하고 이엽우피소가 흡입되지 않은 제품은 계속 판매한다고 했는데 이건 문제가 없겠습니까?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흡입되지 않은 게 사실은 대략 10개 제품밖에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5% 정도죠. 자체 207개 중에. 대부분 80% 정도는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나왔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확인이 안 된다 이런 거죠.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그런데 흡입되지 않은 걸로 밝혀진 제품은 계속 판매를 허용한다고 했는데요. 외견상으로 봤을 때는 별 문제 없어 보이죠. 왜냐하면 백수오가 원래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이니까 이른바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들어있지 않다고 확인된 건 판매하겠다는 건데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백수오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기능성 내용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백수오가 갱년기 여성의 증상 완화 시키는데 기능이 있느냐. 그 부분은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 부분은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으로 계시는데 거기서 얼마 전에 백수오에 갱년기 증상 효능과 관련해서 임상적 근거가 많이 부족하다, 이런 입장을 내놓으셨더라고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그렇습니다. 지금 백수오가 2010년도 4월경에 건강기능식품 생리활성 기능 2등급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가 되고 있는데요. 그때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을 인정할 때 기본 임상 자료가 필요합니다. 지금 현재 제도에서. 여기서 말하는 임상 연구 자료는 실험실 연구나 동물 실험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이러한 갱년기 증상의 개선에 기능성, 효능이 있느냐, 이것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느냐에 따라서 평가를 하는데요. 그 당시까지 학술지에 백수오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 대한 임상 실험은 국내 2003년도에 한국생명공학회지에 단 한 편이 발표되었을 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단 한 편 밖에 없다고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학술지 발표는 단 한 편인데요. 그때 당시에 한 편의 논문은 약 48명의 갱년기 여성, 폐경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해서 두 그룹으로 나눠서 대략 24명씩 나눠서 한쪽 그룹은 가짜 백수오 한쪽 그룹은 백수오 혼합 추출물을 준 겁니다. 여기에 들어있는 건 백수오 성분뿐만 아니라 한약재 당귀나 속단도 들어가 있고, 비타민 그리고 각종 미네랄, 이소플라본 여러 가지 항산화 성분까지 복합 물질입니다. 그래서 갱년기 증상이 완화가 됐다, 이런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기본적으로 이 논문은 연구 대상자 숫자가 극히 적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48명, 너무 적다는 말씀이시고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두 번째는 그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사람에 바로 요즘 백수오 제조업체로

▷ 한수진/사회자:

내추럴엔도텍?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논란이 됐던 내추럴엔도텍의 김재수 대표도 공동 저자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논문의 공동저자로 참여해다는 거죠?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네. 그리고 2010년도에 기능성을 인정받을 때 제출했던 또 하나의 자료가 뭐냐 하면 미국에서 시행한 임상 시험입니다. 알버트 장이라는 사람이 아마 주체가 돼서 임상 시험을 시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약 60여 명입니다. 이 논문은 임상 시험 논문은 그로부터 2년 후인 2012년도에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이긴 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2010년 4월에 백수오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기까지 임상시험 연구 자료는 학술지에 발표된 건 단 한 편이고요. 그 다음에 임상연구자료 제출된 건 그보다 사람 숫자가 조금 많은 60명여 명을 대상으로 한 두 편인데 문제는 그 임상연구자료 역시 나중에 보면 국제학술지에 저자로서 내추럴엔도텍의 김재수 대표와 관련자가 공동 저자로 이름에 올라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하신 걸 들어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데 식약처가 어떤 근거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했을까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사실 가장 문제는 공동저자에 그 제품 관계자가 들어간다고 해서 이건 문제가 꼭 있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이야기할 때 이해관계라는 게 관여가 된다면 그 연구결과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건강기능제품 제도에서 기능성 등급이 문제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등급이요? 어떻게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지금 현재 우리 현행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기능성 등급을 네 개로 나누고 있습니다. 기능성의 정도에 따라서 제일 맨 위에 있는 등급은 질병발생위험 감소 기능입니다. 이 말은 질병을 예방한다는 말인데요. 사실은 이 등급은 건강기능식품에서 필요 없는 등급입니다. 왜냐하면 식약처 홈페이지에 보면 건강기능식품을 어떻게 정의했느냐 하면요.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니라 생리활성기능 활성화를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해서 분명히 의약품과 선을 긋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정도면 의약품이라는 거죠?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네. 그러니까 질병발생위험감소는 질병 예방이니까 여기에 해당하는 건 당연히 의약품입니다. 문제는 230여 종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된 원료들 중에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게 단 3개밖에 없습니다. 비타민D와 칼슘이 골다골증과 관련해서 질병발생위험에는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고요. 그리고 충치 예방에 자일리톨 이렇게 해서 3개인데요. 문제는 비타민D만 해도 골절의 위험성을 감소할 수 있는지 일부는 효과가 있지만 많은 부분 효과가 없다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칼슘 같은 경우는 골밀도를 감소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주지만 문제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2013년 발표된 논문에서 7편의 논문을 종합해 보니까 심근경색 위험이 20% 증가했다는 논문이 있고요. 그 뒤로 수만 명 수십 만 명을 대상으로 해서 수십년 동안 관찰한 관찰연구에서도 역시 평소에 칼슘 보충제를 복용했던 사람은 심혈관 질환이 20% 이상 높다는 일관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지금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 기능성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그런데 더욱 더 황당한 문제가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네 가지 등급에서 맨 위의 등급은 의약품으로 간다면 나머지 세 개가 있지 않습니까. 생리활성 기능 1등급 2등급 3등급인데요. 문제는 생리활성기능 2등급에 해당하는 건 임상시험이 최소 한 건 이상만 있으면 허가를 내줄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230여 개 중에 80~90%에 해당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각종 비타민, 오메가3 그 다음에 유산균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홍삼 이번에 백수오까지 다 생리활성기능 2등급에 해당하는데요. 임상 시험 한 편만 있으면 되는 거고요. 가장 문제는 맨 마지막 생리활성기능 3등급입니다.

2등급 같은 경우는 실험연구나 동물연구만 있는 상태에서 임상 시험은 없어도 지금 현재 인증이 되고 있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번 가짜 백수오 논란 관련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금 현행 건강기능식품 제도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정의,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등급과 인정 기준이 너무나도 비과학적이고 허술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고요. 백수오뿐만 아니고요 지금 시판되고 있는 비타민부터 시작돼서 유산균 오메가3 굉장히 많은 건강기능식품들이 제2의 제3의 백수오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한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부가 이런 걸 모르지도 않을 거고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느슨한 잣대를 유지하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제가 봤을 때는 완전히 모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죠.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제가 이런 문제 제기를 계속해서 해왔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잘 모를 수도 있는 게 이런 문제 제기를 하는 연구자들이나 교수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도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전까지는 몰랐으니까요. 왜냐하면 의사들은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에 관심 있지 건강기능식품은 잘 모릅니다. 제가 공부를 해보면서 연구하고 논문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이고요. 또 한 가지는 식약처에서는 기본적으로 건강기능식품 산업을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산업발달 좋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전제가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자체가 현재 의학적으로 지금 현재 제도상에서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발전한다면 상당히 큰 문제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겁니다. 정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 같고요. 이 건강기능식품을 또 약처럼 맹신하는 분위기도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장: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제암대학원 대학교 암관리정책과 명승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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