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 착시효과

입력 2015. 5. 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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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이터 싸지지 않아[2] 음성통화에만 유리[3] 부가세 10% 더해야
[동아일보]
이동통신 3사가 새롭게 선보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SK텔레콤은 새 요금제 출시 첫날인 20일 요금제 전환 가입자가 15만 명이라고 21일 밝혔다. 8일 가장 먼저 데이터요금제를 선보인 KT는 20일까지 이 요금제 가입자가 25만 명을 돌파했고, LG유플러스도 출시 엿새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통 3사는 무선통화를 무제한으로 풀고 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의 ‘소비자 유인책’이 먹혔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는 몇 가지 ‘착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데이터 이용료가 과거보다 싸지도,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다. 과거 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요금제 명칭이 ‘데이터 중심’이다 보니 데이터 값이 쌀 것이라는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라는 명칭은 과거 음성통화 중심이었던 과금 체계를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 데이터를 과거보다 싸게 할인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기존 ‘전 국민 무한 85’ 요금제는 데이터 12GB(기가바이트)를 제공했다. 원래 월 8만5000원을 내야 하지만 통상적으로 2년 약정 가입으로 2만 원씩 할인 받아 실제 내는 금액은 월 6만5000원이다.

그런데 이통 3사는 이번에 새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약정 할인을 모두 없애버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새로운 ‘61’ 요금제는 소비자가 월 6만1000원을 내야 데이터 11GB를 제공한다.

데이터 많이 쓰는 소비자들 추가 혜택 없어 ▼

결국 과거 6만5000원에 12GB이던 데이터가 지금은 6만1000원에 11GB로 바뀐 셈이다. 큰 차이가 없다.

이처럼 데이터 이용료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음성통화 무제한만 제공하다 보니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음성 중심 이용자들에게 유리한 제도가 됐다. 이통 3사와 함께 이번 요금제도 개편을 주도한 미래창조과학부도 음성 무제한 요금이 기존 5만1000원에서 2만9900원으로 인하된 점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미래부는 데이터 사용량은 적지만 음성통화가 많아 불필요하게 비싼 요금을 내던 영업사원, 대리기사, 콜센터 개인 상담원, 주부 및 중장년층 등 약 300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갈수록 데이터 사용량이 늘고 있는 20∼40대 젊은 소비자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통해서도 별다른 혜택은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착시 효과는 음성 무제한 요금이 2만9900원이라는 점이다. 미래부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요금체제 개편 결과 2만 원대(2만9900원) 요금제로 음성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홍보했다. 이동통신 3사가 ‘2만9900원=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맞지만 이 금액은 부가세 10%를 제외한 요금이다. 소비자가 실제 납부해야 할 금액은 3만2890원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부가 가계 통신비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착시 효과를 조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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