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박용성 사퇴 부른 '막말 파문'…위법 논란도

2015. 4. 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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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사진)의 사퇴를 부른 사건은 법인 이사장으로 있는 중앙대발(發) 막말 파문이었다.

박 회장은 중앙대의 학사구조 개편에 반대해 온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에 대해 인사보복성 발언을 한 것으로 21일 뒤늦게 알려졌다. 중앙대 총장을 지낸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압수수색에서 이같은 내부 자료가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4일 중앙대 이용구 총장과 보직교수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쳐줄 것” 등의 수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편안한 노후를 보내게 해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음을 중앙대 인사권자로서 분명히 한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학사구조 개편을 반대해 온 비대위를 가리켜 변기를 뜻하는 ‘Bidet委(비데위)’ 또는 ‘鳥頭(조두)’로 비하했다. 비대위 교수들은 노조나 다름없다면서 이메일을 받는 보직교수들에게 ‘그들을 동료 교수로 생각하느냐’는 논조로 힐문하기도 했다.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 모든 걸 처리한다”는 대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행 사립학교법 상 경영은 법인 이사장이, 학사운영은 대학 총장이 각각 맡도록 돼있다. 그런데 이 발언대로라면 법인 이사장인 박 회장이 사실상 학사운영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어 실정법 위반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김누리 비대위원장(독어독문학과 교수)은 “이사장이 관장하는 경영은 인사·재정 쪽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학사구조 개편은 총장 관할인데, 박 이사장이 사사건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며 “명백한 사학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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