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이사장 막말 논란에 재점화된 중앙대 갈등

2015. 4. 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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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중앙대 학내 갈등이 이사장의 학생단체 사칭 현수막 게시 지시와 막말 파문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중앙대 이사장인 박용성(74) 두산중공업 회장은 지난달 구조개편에 반대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학생단체를 사칭한 현수막을 내걸도록 보직 교수들에게 지시하는가 하면,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는 '인사보복'을 하겠다는 '막말 이메일'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20여명의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 모든 걸 처리한다"며 구조개편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겨냥해 "그들이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경희대와 한양대 등 전국 45개 대학 학생회가 중앙대 구조개편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달 25일에도 박이사장은 보직교수들에게 학생단체 명의된 현수막을 게시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여러분 대학이나 개혁하세요, 우리는 개혁으로 초일류가 될꺼니까요"라는 조롱이 담긴 현수막이 '중앙대를 사랑하는 학생일동'명의로 내걸렸다.

이번 논란은 지난 2월 중앙대 전체 교수회의에서 학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후 시작됐다. 구조조정안에 반대하는 교수 비대위와 학생 공동대책위원회는 잇달아 기자회견과 항의성명을 발표했다.

학내 반발이 거세자 중앙대는 지난달 25일에 학과제 틀을 유지하는 수정안을 제시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정시만 단과대학별로 모집'하는 방안에 합의를 보며 학내 갈등을 일단락지었다. 그러나 이번 박 이사장의 막말 논란으로 학내 갈등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누리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사장이 교수들에게 이런 식으로 막말하는 줄은 몰랐다"며 "대학을 본인의 사유물처럼 생각한 것"이라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학과제 폐지에 반대한다고 목을 치겠다는 것은 한국 대학사회 전체를 넘어 대학 나온 모든 사람들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수 비대위는 22일 박용성 이사장과 이용구 총장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앙대 홍보팀 관계자는 "구조조정 관련해서 개인적인 소감을 쓴 것인데 개인적인 이메일 내용이 보도돼 인격침해가 우려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안갑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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