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70주년 아베 담화에 '사죄', '침략' 표현 없을 듯
[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후 70주년을 맞아 오는 8월쯤 발표할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베 총리는 20일 밤 일본 위성 TV인 BS 후지 방송에 출연해 전후 70주년 담화에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을 담을 것인지에 대해 "(과거 담화와) 같은 것이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며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말한 이상 한 번 더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 등 1995년 전후 50주년 담화인 무라야마(村山) 담화의 핵심 단어를 아베 담화에 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6일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 심포지엄 연설 등에서 "앞선 대전(2차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을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아베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표현을 아베 담화에 포함하는 대신, 주변국들이 명시하라고 요구해온 식민지 지배와 침략, 사죄 등의 문구는 생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총체적인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내 생각이 어떻게 전해지느냐가 중요하다"며 "(과거의 담화를) 복사할 것 같으면 (담화의) 이름만 바꾸면 된다는 얘기가 된다"고 밝힌 뒤 "앞선 대전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 국가로서의 행보, 지역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결의, 100년 후의 일본과 세계의 존재 방식 등을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오는 22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반둥회의(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60주년 기념 연설 및 29일 미국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앞두고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최근 미국에서 일고 있는 우호적인 기류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cbs200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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