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의 칩거에 비판 여론..대통령 순방 중 빈틈없이 국정 챙기겠다더니

조백건 기자 2015. 4. 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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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새벽 돌연 사의(辭意)를 표명한 이후 사흘째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칩거하고 있다. 그는 TV·신문을 보지 않고 외부와의 연락도 거의 끊었다고 한다. 국무회의 주재 권한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 넘겼고, 총리실 업무도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사실상 대행하고 있다.

여권 내에선 이 총리의 칩거에 대해 “자존심이 강한 이 총리 입장에선 당연한 것”이란 반응이 많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언론의 집중 질타와 함께 친정인 여당으로부터도 사퇴 요구를 받은 이 총리는 서운함, 배신감 등으로 인해 상심이 클 것”이라며 “정상적인 총리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공관에 머물면서 대통령이 귀국해 사표를 수리해주길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이 총리의 업무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완구 총리는 최근 나흘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에 대해 “(성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으로 국무총리라는 막중한 자리를 사퇴할 수 없다”고 했다.

16일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위해 출국하면서 대통령 직무대행권자가 된 그는 다음날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이 한 치도 흔들림 없어야 한다”며 “총리로서 책무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19일엔 “흔들림 없이 국정을 챙기겠다”고 했다.

칩거 3일째인 23일 이 총리는 여전히 대한민국 국무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사의를 밝혔지만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총리가 그의 말대로 총리직의 막중함을 알고 있다면 마지막까지 국정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총리가 칩거를 계속하면 정부 전체가 침체된 듯한 느낌을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대통령이 큰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총리 거취에 대한 결정을 순방 이후로 미룬 것은 총리 사퇴가 곧 ‘국정 공백’으로 외부에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총리의 칩거를 보고 정부 업무가 원활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국민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했다. 여당 내에선 이 총리가 마지막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그의 ‘정치 미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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