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중남미 순방 성과는..거대 신흥시장서 '세일즈외교'

김형섭 입력 2015. 4. 26. 07:06 수정 2015. 4. 2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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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서울=뉴시스】박정규 김형섭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9박12일간의 일정으로 4개국에 걸쳐 강행군에 나섰던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오는 27일 귀국한다.

집권 3년차 들어 중동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순방길에 나섰던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남미 지역을 방문해 '세일즈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세계 경제 성장축으로 부상 중인 거대 신흥시장 중남미를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에서는 FTA 조기 비준 요청과 함께 중남미의 온라인·홈쇼핑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고 페루 방문을 통해서는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의 수출 가능성을 키웠다.

또 칠레에서는 청년 인력들의 중남미 진출 길을 텄으며 브라질에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수출하는 성과도 이뤘다.

특히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이뤄진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2억4200만달러, 칠레에서 2억2250만달러 등의 수출입 성과를 얻은 것으로 청와대는 추산하고 있다.

◇한·콜롬비아 FTA 조기 비준 요청

박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콜롬비아에서 2013년 2월 서명된 한·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비준을 요청했다. 콜롬비아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한국과 체결한 FTA는 2013년 2월 최종 서명됐지만 아직 콜롬비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합치성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발효되지 못한 상태다.

박 대통령의 콜롬비아 방문을 계기로 비준작업이 앞당겨지면 5년 내에 연간 10억달러 규모의 수출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코트라(KOTRA)와 콜롬비아 전자상거래협회가 '유통망 및 전자상거래 진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매년 25% 이상 성장하는 중남미의 온라인·홈쇼핑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교두보도 마련됐다. 5년 내에 중남미지역 전체에 연간 30억달러 이상을 수출할 수 있도록 시장을 조성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FA-50, 페루 수출에 청신호

페루 방문에서는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의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20억달러 규모의 페루의 경공격기 구매사업에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 결정되는 이 사업에는 현재 러시아·이탈리아·중국 등이 함께 경합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국산 기본훈련기인 KT-1P의 페루 현지 공동생산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페루가 추진 중인 FA-50 등 다목적 고등훈련기 구매 사업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키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FA-50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경우 그 규모는 기체 24대와 조종사 훈련 패키지 등을 합쳐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이어 칠레에도 청년인력 진출 계기 마련

한·칠레 정상회담에서는 중동에 이어 중남미에도 청년인력이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양국은 '중소기업 창업 및 협력 MOU'를 통해 창업 프로그램의 공동개발과 청년 기술창업자들의 상호파견 및 창업지원 등을 추진키로 했다.

칠레는 2010년 시작한 '스타트업 칠레' 프로젝트를 통해 75개국의 기업 1000여곳이 창업에 성공하는 등 '칠리콘밸리'로 불리는 창업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는 나라다. 전세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선정해 4만달러의 창업자본을 지원하고 1년 체류비자 및 각종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MOU를 계기로 내년부터 10년간 90개 창업팀의 진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우리 청년창업자의 스타트업 칠레 프로그램에 진출하고 칠레를 거점으로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국가로 해외 창업팀의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5%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칠레와 체결한 '태양열사업 공동개발 MOU', '발전사업 투자 포괄적협력 MOU'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이 칠레의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브라질에 창조경제혁신센터 수출

브라질에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중남미 수출길이 열렸다. 지난달 중동 순방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키로 한 데 이어 두 번째 해외진출이다.

우리나라 미래창조과학부와 브라질 과학기술혁신부 간 MOU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삼성·브라질 혁신기업진흥협회(ANPROTEC)가 체결한 MOU를 통해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을 전수하고 창업 프로그램과 기술·인력 등을 교류키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앞으로 5년간 500만달러를 투자해 브라질의 유망 벤처기업 등을 대상으로 교육·연구개발·사업화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들의 해외 일자리 진출을 돕는 케이무브센터도 올해 상반기 안에 브라질 상파울루에 설치된다. 5년간 최소 1000개 기관·기업 등의 현지 고용을 발굴해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며 멕시코 멕시코시티, 콜롬비아 보고타,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 등 인접국가 무역관을 연결하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朴대통령 해외순방 '징크스'는 또 재연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 순방에 맞춰 각 국가별 기업과 우리 기업들이 만나는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열었다.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 우리 기업들의 수출길을 열어준다는 의미에서 지난 중동 순방부터 시행했는데 그 성과가 상당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2억4200만달러, 칠레에서 2억2250만달러 등의 수출입 성과를 얻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청와대는 자평하고 있지만 정국을 강타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순방 성과가 가려진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고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친일발언 논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 등 해외에 나갈 때마다 대형사건이 불거지는 '순방 징크스'가 재연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한·페루 정상회담 중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상외교를 통한 순방 성과보다는 박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 5시간여 만에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밝혀 사실상 사의를 수용했다.이로 인해 다시금 후임 총리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고 성완종 리스트로 인한 정국 혼란도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어서 귀국길에 오르는 박 대통령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무거울 전망이다.

pjk76@newsis.com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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