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총선 결과에 대선 명운 갈린다

2015. 4. 20. 17: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화제의 선거구 | 부산·울산·경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고향서 정면 승부

19대 총선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는 PK(부산·경남)가 될 전망이다. 19대 총선이 8개월 뒤 치른 18대 대통령선거(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20대 총선 역시 2017년 19대 대선에 대한 PK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다. 더욱이 PK 출신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 문재인 대표가 20대 총선을 진두지휘한다는 점에서 PK 총선 결과에 따라 승리한 사람은 대권가도로 질주할 수 있겠지만, 패장은 대선주자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 안대희 전 대법관이 분구가 유력한 부산 해운대구에 출마할지 주목된다.

부산광역시

'낙동강 벨트'에 부는 야권 바람

조용휘 동아일보 기자 silent@donga.com

↑ 2012년 총선 당시 낙동강벨트에 함께 출마했던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문재인(부산 사상), 최인호(부산 사하갑) 후보(왼쪽부터).

20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부산에서는 벌써부터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연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 더욱 그렇다. 총선 결과가 이들의 정치 명운은 물론, 대권가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필승의 카드를 꺼낼지가 지역 최대 관심사다.

선거구 획정도 큰 변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부산의 인구 기준 불부합 선거구는 영도구와 서구(이상 하한 미달), 해운대·기장갑(상한 초과) 등 3곳. 이들 지역은 김 대표(영도), 정의화 국회의장(중·동),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서) 등 여권 핵심 인사의 정치 지형과도 직결돼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 총선 전략은 물론 후보 구도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 울산 중구에서는 4선 의원인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일찌감치 5선 도전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 지망생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제까지 출마 전력이 없는 여권 성향의 '새 인물'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분구가 유력한 해운대구에, 박수영 경기 행정1부지사가 수영구에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석동현 전 부산지방검찰청장은 해운대구나 중·동구에, 곽경택 영화감독의 동생으로 부장검사 출신인 곽규택 변호사도 서구와 사하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사하을에서는 박상헌 공간과미디어 소장과 이용원 사회안전방송 대표의 도전설도 나돈다. 부산진을에서는 이수원 국회의장 정무수석이, 사하갑에서는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여의도 재입성을 노리는 전직 의원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모색하는 전직 의원은 여야를 합해 10여 명. 여권에서는 16~18대 안경률 전 의원이 해운대구 표밭을 누비고 있다. 현기환, 엄호성 전 의원은 사하갑 총선을 준비 중이다. 권철현, 장제원 전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사상구 탈환에 적극적이다.

사상구는 재선 시의원 출신인 송숙희 구청장과 손수조 당협위원장이 여성 몫으로 출마를 겨냥하고 있어 4명이 공천 레이스에 돌입한 형국이다.

이종혁, 이성권 전 의원은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이 지키는 부산진을에서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17대 총선 때 금정구에서 배지를 달았던 박승환 전 의원은 지역구를 인접한 동래구로 옮겨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과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허원제, 박형준, 김양수 전 의원 등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야권에서는 새정연 김영춘 전 의원의 부산진갑 출마설이 유일하다.

새누리당 소속 전·현직 부산시의원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조정화 시의원(사하구4)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뒤 4·29 재보선 직후 있을 새누리당 사하을 당협위원장 인선에 힘을 쏟고 있다. 구청장 출신인 자신만이 3선인 새정연 조경태 의원을 꺾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 중이다. 6대 시의원 출신인 김척수 부산시 대외협력 정책고문은 사하갑을 노린다. 연제구에서는 현역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에 맞서 이주환 전 시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새정연 총선 예비 주자들은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며 '바람' 대신 '밀착 생활정치'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야권은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로 낙동강 벨트(사하, 사상, 북·강서갑, 북·강서을)를 꼽고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돌입했다. 전재수 북·강서갑 위원장은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고 그동안 약세였던 구포 지역을 훑고 있다. 정진우 북·강서을 위원장은 올해 초 관내 택시회사 운전기사로 취직해 3개월간 바닥 민심을 들었다. 최인호 사하갑 위원장은 산악회를 중심으로 민심 공략에 나섰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사상구는 이영철 전 지역위원장과 배재정 의원(비례)이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윤준호 해운대·기장갑 위원장은 어학원장 출신답게 '교육'을 주제로 주민과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는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왼쪽)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 간 리턴매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울산광역시

새누리당 우세 속, 현역 물갈이 폭에 촉각

정재락 동아일보 기자 raks@donga.com

울산 지역 의석수는 6석. 모두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다. 현역 의원 가운데 고령에 다선 의원이 많아 여야 총선 예비주자들이 '현역 물갈이 폭'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눈치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울산 정치 1번지'인 중구는 4선 의원인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5선 도전을 일찌감치 선언해놓은 지역. '5선이 되면 울산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을 배출할 수 있다'는 논리로 부지런히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정 부의장에 맞설 새누리당 후보로는 12월에 피선거권을 회복하는 조용수 전 중구청장과 김태호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동우 전 울산경제진흥원장, 김재열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강용식 부산시당 사무처장, 박기준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새정연 임동호 지역위원장과 통합진보당 출신인 천병태 전 울산시의원, 노동당 이향희 울산시당 대변인이 거론되고 있다.

4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이 버티는 울주군에서는 강정호 변호사와 김문찬 울산대 교수, 고(故) 권기술 전 의원의 동생인 권옥술 대유기업 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강 의원은 최근 모 중앙일간지가 '강 의원 땅 인접한 곳으로 국비를 따내 도로를 개설했다'고 보도하자 "상속받은 땅으로, 산업단지 진입로를 개설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재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두겸 전 남구청장도 고향이 울주군(청량면)이라는 점 때문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새정연에서는 이구섭 울주군 지역위원장, 정의당 이선호 울산시당 수석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북구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박대동 의원에 맞서 3선 의원 출신인 윤두환 전 의원과 강석구 전 북구청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새정연에서는 북구 출신인 이상헌 울산시당 위원장과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 등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경상남도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김해을' 김태호 vs 김경수 재격돌

강정훈 동아일보 기자 manman@donga.com

경남 지역구 의원 16명 가운데 15명은 새누리당이다. 김해갑 선거구만 새정연 민홍철 의원이 지키고 있다. 김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내년 총선에서는 양산시가 분구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은 17곳 석권을 노리며 19대 대선을 준비할 태세지만 지역 여건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거제 출신인 새정연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다 새누리당 전열도 일사불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의 소통 및 화합이 문제다. 지난해 경남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서 국회의원 대부분이 친박 성향의 박완수 후보(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를 밀면서 사이가 크게 벌어졌다. 홍 지사는 일부 의원에게 '되갚아주겠다(Payback)'고 공언했다. 홍 지사가 주도하는 '복지 논쟁' 역시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로서는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는 갑갑한 사안이다.

홍 지사의 의중이 반영될 선거구로 진주갑이 가장 먼저 꼽힌다. 현역은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 도전자는 최구식 경남도 정무부지사다. 19대 총선에서는 이른바 디도스(DDos) 공격 사건으로 탈당한 최 부지사가 현역 무소속으로 맞붙어 당 공천을 받은 도전자 박 의원에게 졌다. 재선인 그는 "복당이 되리라 본다. 홍 지사의 대권 프로젝트 연장선에서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최 부지사가 진주고 1년 선배. 박 의원은 서울신문, 최 부지사는 조선일보 출신이다. 박 의원은 최근 최 부지사의 장인상 때 빈소를 찾았으나 분위기는 냉랭한 편이었다는 전언. 당 대변인인 박 의원은 "공약을 실천하고 지역구 활동도 열심히 했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새정연 경남도당 대변인인 정영훈 변호사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윤용근 전 경남도의원, 김대영 변호사, 정인철 전 청와대 비서관, 강주열 남해안광역포럼 대표, 이기동 자치분권진주연대 대표도 후보군에 들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 선거구는 벌써부터 뜨겁다. 현역은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몸집이 한층 커진 재선의 김태호 의원. 도전자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47.8% 득표로 석패했다. 지난해 도지사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홍준표 도지사와 맞붙어 36.1%를 얻으며 선전했다. 그는 "더는 낙선은 없다"며 주소를 장유 율하 신도시로 옮기고 열심히 바닥을 누비고 있다. 대권 후보군에 들어 있는 김태호 의원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편이다. 일부에서 지역구 이동설이 나돌았지만 '낭설'이라고 일축한다. 그는 "지난 두 번의 선거도 그랬고, 김해는 어차피 힘든 곳이다. 나의 길을 간다"고 말했다.

홍 지사가 '되갚아주고 싶었던' 현역 중에는 마산회원구의 안홍준 의원도 포함된다. '출격'시킨다면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유력하다. 윤 부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무상급식 폐지, 부채 청산 등 홍 지사의 시책을 잘 보좌해왔다. 홍 지사 못지않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지난해에는 경남도청에서 15km 정도 떨어진 마산회원구로 자신의 관사까지 옮겼다. 안 의원의 마산중, 마산고 후배다. 3선에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고 누구보다 지역구 관리를 꼼꼼하게 해 쉽지 않은 상대다. 새정연 지역위원장인 하귀남 변호사는 지난 총선에서 38.45%를 얻었다.

Copyright © 주간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