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3차 워크아웃, 김진수가 먼저 成에 권유
2013년 10월 27일 당시 국회 정무위원이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금융감독원에서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맡고 있던 김진수(55) 전 부원장보를 자신의 국회의원실로 급히 호출했다. 동양사태 홍역을 치른 금감원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선제적 대응을 천명하던 때였다.
성 전 회장은 김 전 부원장보에게 경남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언급하며 "추가 대출 지원을 받게 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보는 "차라리 다시 3차 워크아웃 절차를 시작하시라"고 권유했다. 그는 "그래야 신규자금 지원도 되고 실사도 빨리 해줄 수 있다"는 설명으로 성 전 회장을 설득했다. 2차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3차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이례적 사례는 이렇게 탄생했다.
국회 정무위원과 금감원 간부의 뜻이 모이자 채권금융기관들은 경남기업에 긴급자금 1000억원을 지원했다. 은행들은 이 긴급자금을 빼고도 3차 워크아웃 기간에 3433억원을 더 쏟아부었다. 김 전 부원장보는 2013년 4월에도 조영제(58) 전 금감원 부원장과 함께 신한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 3곳에 수백억원대의 경남기업 지원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회수 가능성이 낮은 경남기업에 자체적으로는 추가 대출을 하지 않으려는 상황이었다. 최근 상장 폐지된 경남기업은 아직도 3374억원을 갚지 못한 상태다.
앞서 김 전 부원장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다음 주에 조 전 부원장까지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고객 예금인 은행 자산이 함부로 쓰이도록 직권을 남용한 것은 뇌물사범과 비교해도 가볍지 않은 범죄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소년 음란소설까지!" 여시 사법처리 위기 고발장 접수
- "여시 폐쇄 노리고 고발한 건 아닙니다" 스르륵 아재 인터뷰.. 페북지기 초이스
- "늬들 술값을 왜 내가 내니" 전북대 체육대회 불참비 고발 '시끌'
- 고려대학생, 민주열사 추모비 위에서 술판 벌여
- 조현아에 "빵에서 얼마 사느냐가 아니라 인성이 문제"..여승무원 '엄벌' 원해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
- “엄마, 설은 혼자 쇠세요”… 해외여행 100만명 우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