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10대女살인' 용의자 범행자백 "수면마취제 이용"(상보)

이원광 기자 2015. 3. 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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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봉천동 10대 가출소녀 살인사건' 유력용의자로 지목된 김모씨(38)가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김씨가 A양(14)을 성매매 목적으로 만난 뒤 목 졸라 살해했다는 혐의 일체를 자백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6일 오전 6시43분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A양과 시간당 13만원의 대가로 성매매를 하기로 하고 서울 관악구 한 모텔 2층 객실에 들어가 A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경찰조사에서 "조건만남 대가로 건넨 돈만 뺏어 달아날 계획"이었다며 "기절시키고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돈을 줄 가치가 없는 여자한테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수면마취제와 거즈를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클로로포름 성분의 수면마취제가 묻은 거즈를 사용한 뒤에도 A양이 저항하자 손으로 목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앞서 20대 여성에 유사한 범죄를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한 모텔에서도 채팅을 통해 만난 B씨(23)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고 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양 손톱에서 발견된 DNA가 김씨의 것으로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김씨를 집중 추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DNA 감정결과와 CCTV(폐쇄회로TV) 분석결과 등이 드러나자 심경변화를 느끼고 자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김씨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DNA가 검출됐을 가능성을 염두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양은 지난해 11월말 충북 증평에서 중학교 2학년 재학 당시 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가출 직전 어머니에게 "며칠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낮 12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 2층 객실에서 남성 1명과 함께 투숙했던 A양이 홀로 숨져 있는 것을 모텔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은 침대 위에 옷을 입고 있었으며 목이 졸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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