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약삭빠른 과거사 여론전.. 美서 먹힌다

조철환 2015. 4. 2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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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訪美

아베 방미 맞춰 인터넷 댓글 작전

WP '위안부 할머니' 기사에 대응

"꾸준히 사과ㆍ반성" 본질 호도

美 정계 거물 홍보대행 고용도

한국 도덕적 우위 믿고 방치모드

미국인, 日에 더 우호적인 태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를 전후해 일본 측이 미 정계 거물을 홍보대행으로 고용하는 등 미국민을 향한 여론전을 치밀하게 펼치면서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과거사에 대한 도덕적 우위에 기대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과 일부 연방의원의 지지를 얻었지만, 인터넷 댓글 등 미국 대중들의 평가에서 갈수록 불리해지는 형국이다. 아베 총리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 도착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자택 만찬을 시작으로 7일간의 방미일정을 시작했다.

27일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자, 일본 우익은 일본의과거사에 비판적인 이 기사를 여론 반전의 계기로 삼고 치밀한 홍보전략을 바탕으로 인터넷 댓글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 게재 직후에는 댓글은 할머니를 동정하는 내용이 주류였으나, 친 일본 성향의 네티즌이 몰려들면서 90여개가 넘는 전체 댓글 중 70%가 위안부 피해자와 한국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마무리됐으며, 이후에도 일본이 꾸준히 사과와 배상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서 한국인 성매매 여성이 빈번히 적발되는 것과 연관 지으며 '위안부는 한국의 오랜 전통인 직업 매춘부'라고 한국을 비하하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일본 우익세력이 유리한 증거만을 꿰어 맞춘 영상물과 일부 미군 문서를 첨부,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미국인에게는 일본 주장이 더 객관적인 것처럼 비치도록 했다.

이런 치밀한 여론전이 영향을 발휘한 탓인지, 미국 일반 성인은 한국보다는 일본에 훨씬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퓨리서치가 미국 1,000명 성인을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 대한 국가별 신뢰도를 평가했는데, 한국은 응답자의 49%(매우 신뢰ㆍ15% 포함)만이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68%(매우 신뢰ㆍ26%)가 '믿을 수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에 맞춰 미국 사회 저변의 지지세를 확산시키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톰 대슐 전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끄는 대형 홍보자문회사 '대슐 그룹'과 고용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위대 세계 어디든 파병 가능" 美日, 새 방위 가이드라인 발표 한편 27일 뉴욕에서 미일 외교ㆍ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갖고 미군ㆍ일자위대의 연합작전 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하는 내용의 새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양국 군 연합대응 범위 확대를 통해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釣魚島) 열도를 중심으로 대중국 억지력 강화로 요약된다. 또 미일 양국은 ▦평소의 협력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응 ▦집단 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일본 이외의 국가를 겨냥한 무력공격에 대한 행동 등의 항목을 신설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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