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피해자 李 할머니 "아베 총리가 무슨 말하나 직접 듣기 위해 미국 왔다"

추영준 입력 2015. 4. 22. 10:17 수정 2015. 4. 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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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증인들을 똑똑히 보라.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르던가 사과를 해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할머니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사과 촉구 특별연설 현장에 참석했다.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찰스 랭글(민주·뉴욕)·빌 파스크렐(민주· 뉴저지) 하원의원의 이날 특별연설과 이용수 할머니의 참관은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의회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펴고 있는 일본 측이 인지하지 못하도록 사전 예고없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이 자리에서 하원의원들은 오는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둔 아베 총리에게 "아베 총리는 이번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과거의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연설은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했던 이용수 할머니가 직접 참관한 가운데 일주일 뒤 아베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하원 본회의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언론에 이어 의회까지 나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명시적 반성과 사과를 촉구함에 따라 아베 총리로서는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커다란 압박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연설을 행한 의원들은 모두 친한파이지만 미·일 안보·경제협력과 별개로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에 대한 미국 의회 내부의 부정적인 기류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9일 미국에 도착,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회장 이정실) 관계자들과 함께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청취했다.

그는 또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아베 총리가 미국에 온다기에, 내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당당하게 말하기 위해 왔다"고 힘줘 말했다.

1944년 16세 때 대만에 위안부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의 성노예로 전락했던 이용수 할머니는 2007년 2월15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 나와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과정, 일본군들로부터 겪은 수모와 강간 등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오는 26일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를 보스턴 자택으로 초청, 만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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