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연장개통’…출근지옥 한숨 돌렸지만(종합)

입력 2015. 3. 30. 16:32 수정 2015. 3. 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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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연장개통 출근 첫날 우려보다 인파 덜해
서울시 가양~여의도 무료버스 약 50대 배치
비효율적 운영으로 45인승 버스에 평균 7~8명 탑승
출근 인파 시간·수단 등 분산..일대 교통체증 심화

[이데일리 유재희 이지현 김성훈 기자] ‘지옥철’이란 오명이 붙은 지하철 9호선이 지난 28일 2단계 연장 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역)을 개통한 후 30일 첫 출근일을 맞았다.

이날 이른 아침까지는 크게 혼잡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출근시간대가 되면서 지하철 9호선은 말 그대로 ‘출근 지옥’이었다. 특히 급행열차 플랫폼은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만, 걱정했던 것만큼 지하철 혼잡도가 심화되지는 않았다. 시민들의 협조로 출근 시간이 분산된 데다 서울시가 배치한 무료버스로도 인파가 분산되면서 가양~여의도 구간의 체감 혼잡도는 오히려 개선됐다.

◇극심한 혼잡·안전사고 없어…급행열차 혼잡 ‘여전’9호선 연장구간 개통 후 첫 출근일. 극심한 혼잡과 안전사고마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예비차량 1대 추가 투입 등 서울시의 발 빠른 대처와 시민들의 협조로 다행히 최악의 출근 대란은 피했다.

2단계 개통 전과 비교해 오히려 열차 내 여유가 생겼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양천구에서 노량진으로 출근하는 전수경(여·28)씨는 “평소보다 지하철 내 혼잡은 덜한 느낌을 받았다”며 “염창역에서 사람이 많이 타면 옴짝달싹도 못하는데 오늘은 차내에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시민들이 주말부터 9호선 연장개통으로 최악의 출근길이 우려된다는 소식에 평소보다 일찍 출근에 나서면서 승객 분산이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양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이성훈(32)씨는 “9호선에 인파가 엄청 몰릴 것으로 예상해 평소보다 20여분 일찍 나왔는데 역이 생각보다 한산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9호선 이용객은 총 11만 8285명으로 지난주 같은 시간 11만 4153명보다 4132명(3.6%) 증가했다. 이 중 연장 구간 이용객이 6650명, 1단계 구간 이용객이 11만 1635명을 기록, 1단계 구간 이용객은 오히려 전주보다 2518명(2.2%)감소했다.

다만, 본격적인 출근 시간이 되면서 급행열차에는 발 디딜 틈도 없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급행열차를 탄 김형찬(29)씨는 “시에서 혼잡도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팔을 쓰지 못할 만큼 혼잡하다”며 “콩나물시루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9호선 가양역 플랫폼. 지하철을 기다리는 인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무료 버스 홍보 부족 등으로 이용률 ‘저조’서울시가 승객 분산을 위해 여의도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급행순환버스 8663번과 직행버스는 홍보 부족 등으로 한산했다. 시는 이날 출근 전용 급행버스(가양역→여의도역) 19대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총 57회 무료로 운행했다. 또한 김포공항역(4번 출구), 가양역(10번 출구), 염창역(4번 출구) 등 3개 역에서 여의도까지 직행하는 출근 전용 직행버스 30대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무료로 운행(총 60회)했다.

그러나 오전 7시 가양역. 급행버스 당 이용 승객은 3~4명, 직행버스 승객은 6~7명 수준에 그쳤다. 본격적인 출근 시간대인 8시에도 탑승객은 각각 15~20명, 10~12명 수준이었다.

실제 서울시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날 급행버스는 총 701명의 시민이 이용했고, 직행버스는 총 184명이 이용했다. 총 117회 운행한 것을 고려하면 45인승 버스에 평균 7~8명을 태우고 운행한 셈이다.

가양동에서 만난 회사원 안정호(36)씨는 “역 주변에 출근 전용 버스가 많아서 깜짝 놀랐는데 버스가 무료 운행인 걸 지금 알았다. 차가 막히는 시간이라 버스를 이용해도 될지 확신이 안 서는 상황이다. 30분은 족히 걸릴 텐데 그냥 지하철을 이용할 생각이다. 홍보를 미리미리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버스 이용 승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은 서울시의 홍보 부족과 환승 불편, 지하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출근 시간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이른 아침부터 나와 무료 버스운행을 홍보 중”이라며 “그런데 생각보다 홍보가 안 돼 버스 이용률이 생각보다 적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동주(40)씨는 “당산역으로 출근하는 길이다. 무료 버스를 운행한다고 해서 타보는 거다. 한 번 타보고 늦으면 지하철을 탈 생각이다. 출근길에 돈을 아낄지 시간을 아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지하철 9호선 가양역 10번 출구 앞. 가양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운행하는 출근 전용 급행순환버스 8663번이 텅 빈채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무료 버스, 형평성 논란·교통체증 심화 등 부작용앞으로 서울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버스 운행이 늘어나면서 일부 승객이 분산되기는 했지만, 이 일대 도로 교통 정체는 심화됐다는 평가다. 또한, 무료 버스 운행에 따른 혈세 낭비 및 형평성 논란 등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료버스 운행에는 최소 하루 600만원(직행버스 당 20만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

실제 이날 급행·직행 버스가 대기하는 지하철역 앞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사전에 협조도 없이 임의로 혼잡구간에 대형버스를 세워두면 어떡하느냐”며 “평소에도 막히는 구간이 더 많이 막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포교통통제센터 관계자도 “오늘 이 일대 도로 교통 정체가 평소보다 심했다”며 “출근길 교통 체증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혈세 낭비 및 형평성 논란과 관련 “9호선 증차가 내년 9월에나 가능한 만큼 지금은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우선 가장 붐비는 가양역→여의도역부터 무료 버스를 운행하고, 향후 고속터미널역까지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희 (jhyoo7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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