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연장 개통 첫날] '콩나물 열차' .. 예상대로 '지옥철' 출근길 대혼잡

김향미 기자 2015. 3. 30. 08: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 개통 이후 첫 출근일인 30일 오전 6시58분. 9호선 가양역에서 종합운동장행 급행열차가 막 출발했다. 한 출입구마다 20여명씩 줄지어 서 있던 승객들은 급행 열차 문이 열리자 곧바로 올라탔다. 이때까지는 열차를 놓치는 승객은 없었다. 열차는 4량으로 승강장 출입문이 열리는 스크린도어 2~3개마다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었다.

이어 오전 7시6분쯤 또다시 종합운동장행 급행열차가 도착했다. 한 출입문마다 4줄로 30~40명씩 줄지어 섰다. 역시 열차 안은 인원이 많았지만 탑승에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 6분행 열차도 떠나고, 곧 승강장에는 승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출입문 앞에서 두 번째에 서 있다가 오전 7시15분쯤 급행 열차를 탔다. 마침 맞은편 승강장에 완행열차가 도착하자 줄은 더 길어졌다. 객실 안 좌석에는 승객들이 모두 앉아 있고, 서 있는 승객들도 움직이면 팔과 어깨 등이 맞닿을 정도였다. 곧 7시17분쯤 염창역에 도착했다. 가장 혼잡하다는 역이다. 내리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승객들이 객실 안 승객들을 밀고 들어왔다. 전 구간보다 다른 승객과 더 밀착됐다. 취재수첩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 개통 후 첫 출근일인 30일 오전 7시쯤 9호선 가양역 승강장에 승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김향미기자

6분쯤 달려 당산역에 도착했다. 승객 1명이 내리고 5명 정도가 겨우 탈 수 있었다. 한 여성 승객이 "잠깐만요. 저 내릴게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탑승하는 승객들이 많아 이 여성 승객은 결국 내리지 못했다. 당산역 승강장에는 미처 타지 못하고 줄지어 서 있는 승객들이 열차 창문으로 스쳐갔다. 7시27분쯤 여의도역에 도착했다. 가양역에서 여의도역까지가 출근시간대 가장 승객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나 한 객실의 승객의 3분의 1가 정도가 한꺼번에 내렸다. 그러나 그 만큼 많은 승객이 또 열차에 탔다. 지하철 9호선은 지난 28일 2단계 구간이 연장 개통해 종합운동장까지 갈 수 있게 되면서 강남 지역으로 출근하는 승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약 3분쯤 지나 노량진역에 도착했다. 1호선 열차와 환승이 가능한 역이다. 절반 정도의 승객이 내리는 듯 했으나 그 만큼의 승객이 또 탑승했다. 승강장에 줄지은 승객이 한 번에 모두 탑승하지 못하면서 대기하는 승객이 누적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보통 오전 7시에서 9시까지 출근시간대로 8시대에는 혼잡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우려해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선 승객들도 있었다. 가양역에서 만난 이모씨(45·회사원)는 "밀릴 것으로 예상해 평소보다 10여분 일찍 나섰다"며 "빨리 갈 수 있어서 좋은데 대책 없이 구간만 늘린 건 아닌지, 솔직히 안전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양역에서 탄 한 승객은 "내일부터는 10분 더 일찍 나와서 김포공향역으로 갔다가 거기서 열차를 타자"고 동행한 승객에게 말했다.

지하철 9호선은 2단계 5개역을 연장하면서 김포공항역에서 종합운동장역까지 38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가양역에서 노량진역까지 약 15분만 소요됐다. 반면 완행열차를 이용하면 같은 거리에서 30분 정도가 걸린다. 이 때문에 급행열차에서 혼잡도가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시는 이날 9호선 '출근대란'을 막기 위해 출근전용 급행버스 8663번(가양역~여의도역, 편방향)을 무료로 운행했다. 이 버스는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운행한다. 또한 시는 김포공항역(4번 출구), 가양역(10번 출구), 염창역(4번 출구) 등 3개역에서 여의도까지 직행하는 출근전용 직행버스도 운행에 들어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