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발판으로 '초강대국' 도약 노리는 중국(종합)

2015. 3. 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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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주도 다국적은행·기금만 최소 210조원.."이제 시작" 위안화 국제화도 가속..국제금융시스템 지각변동 예고

자국 주도 다국적은행·기금만 최소 210조원…"이제 시작"

위안화 국제화도 가속…국제금융시스템 지각변동 예고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한국이 장고를 끝내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중국언론은 '국익을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금융시스템에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한국도 계속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과 미래 잠재력을 좀 더 냉철하게 분석한 결과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중국에 있어 AIIB는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2년간 세계 곳곳을 돌며 제안한 AIIB와 같은 다국적 은행, 기금은 최소 4개에 이른다.

◇브릭스개발은행·실크로드기금 출범에도 속도

AIIB와 쌍벽을 이루는 것이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의 브릭스(BRICS)개발은행이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여하는 이 은행은 시 주석이 지난해 7월 브라질에서 열린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공식화됐다.

'신개발은행'(NDB)으로도 불리는 이 은행은 회원국이 100억 달러씩 출자한다. 자본금은 5년 안에 1천억 달러로 확대된다.

이 은행 역시 중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고 출자금 확대 과정에서도 중국이 주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는 상하이(上海)에 들어선다.

AIIB와 마찬가지로 올해 중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에 중남미 지역에 대한 2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기금 설치도 제의한 상태다. 100억 달러 규모의 별도 금융지원도 한다.

아시아지역 인프라 개발을 모토로 한 다국적 은행·기금 역시 AIIB만이 아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회원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베이징에서 연 '소통과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대화'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외신은 중국이 추진 중인 다국적 금융 기구의 초기 총자산 규모가 최소 1천900억 달러(21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과잉생산이 추진 배경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국제금융기구 창설을 추진할 수 있는 저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에서 나온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8천400억 달러(4천384조원. 2014년 말 기준)에 달한다. 그러나 수익률은 극히 저조하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이 보유한 달러 일부를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껴왔다.

중국이 AIIB 등을 통해 구조조정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과잉생산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중국의 철강, 시멘트, 전기알루미늄, 판유리, 선박 산업의 설비 이용률은 각각 72%, 73.7%, 71.9%, 73.1%, 75% 등으로 국제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지금의 국제 자본조달 시스템이 몸집이 커질 대로 커진 중국에 더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도 중국의 '독자 생존'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은행(WB)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기존 국제개발은행은 모두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다. 더구나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이 결정적인 거부권도 갖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공격적인 다국적 금융기구 창설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 주석은 지난 2년간 국제무대에서 '세계 다극화', '국제관계 민주화'를 주장했고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AIIB, 실크로드 기금 등의 방안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AIIB는 미중간 경제패권 경쟁의 서막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7일 AIIB가 21세기 미중간 권력이동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미국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고 실력까지 갖췄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위안화의 국제화다.

위안화는 지난해 말 이미 세계 5위의 결제통화로 부상했다. 2020년까지 3대 국제화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IMF는 제3의 통화로 불리는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양대 화폐의 본격 경쟁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중국은 또 다른 브릭스 등과 연합해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지분구조 개선도 요구하고 있어 이런 포석들이 유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면 세계금융시스템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미국과 일본 등이 중국판 '마셜플랜'(미국의 유럽부흥 정책)이나 '브레턴우즈 체제'(달러 중심의 경제질서) 추진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물론 중국 정부는 그런 의혹에 냉소를 보낸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일대일로'를 '마셜플랜'과 비교하는 지적에 "지역적이고 정치적인 도구가 아니며 과거의 냉전적 사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일대일로'는 '독주곡'이 아닌 '교향곡'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동시다발적인 다국적 은행·기금 설치, 위안화 국제화 가속, IMF 개혁 압박 등 시진핑 체제가 추진하는 일련의 행보가 결국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입지를 대폭 강화시켜줄 것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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