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사 최종 목표는.. '영포회'?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로 '영포회'가 주목받고 있다. 경북 영일과 포항 출신 공직자들의 모임인 영포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포스코를 이용한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7일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2009년 2월 회장직에 취임했다. 포스코건설 사장이 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그룹 회장이 된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정 전 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뒷말이 무성했고 200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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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계열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에서 17일 한 직원이 건물을 나서고 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
당시 야당에서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인 박영준씨가 인사에 개입해 정 전 회장을 회장직에 앉힌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영포회 핵심인 박영준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MB 정부 최고 실세 중 한 명이다. 천신일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친구 사이이다. 정 전 회장은 박씨를 통해 이 전 의원과도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함께 영포회를 이끌었다.
정 전 회장 당시 포스코가 인수·합병한 기업 중에는 영포회와 관련이 있는 회사들이 많다.
포스코가 인수한 성진지오텍의 전 회장 전모씨는 박영준씨와 가깝다. 포스코가 인수한 삼창기업의 회장 이모씨는 이상득 전 의원과 깊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협력업체인 ㄱ사와 ㄴ사도 거론된다. ㄱ사는 정 전 회장 재임 기간 포스코건설에서 2000억원가량의 하도급 공사를 수주했다. ㄴ사는 경북지역 유력 인사인 ㄷ씨가 인수한 뒤 포스코 협력업체로 선정돼 급성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도 정 전 회장이 회장으로 재직할 때 인수한 기업과 포스코 협력업체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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