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황태자' 정동영, 주민등록을 5번 옮기다

윤창희 2015. 3. 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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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서울 관악을이 이번 4.29 재보선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막판까지 출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던 정 전 장관은 야권재편의 '총대'를 메겠다며 3월 30일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재보선이 자신의 정치적 재기는 물론, 진보정당 창당의 깃발을 든 국민모임이 뿌리 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모임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할 경우 야권 분열 세력이라는 비판과 함께 내년 총선도 어려울 것이라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의원 개인에게도 이번 출마 결정은 모험이나 다름없다.

MBC 방송기자 출신인 그는 20년의 정치 인생 속에서 자신이 속한 정당을 탈당해 출마하는 일을 이미 몇 차례 한 전력이 있다.

DJ(김대중) 정부 시절 여당인 민주당 대변인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3년 구 민주당을 선도 탈당하며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황태자'로 불리며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그는 2007년 여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2009년에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 공천 갈등 속에 당을 탈당해 전주 덕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잦은 탈당 전력에 대해 '떴다방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정 전 의원은 이번 출마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에게 이번 선거는 결과에 따라 그의 정치 생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이번 재보선에 낙선한다면 지난해 재보선에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손학규 전 의원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화려하게 원내 복귀에 성공할 경우 야권 재편의 중심축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여러차례 낙선의 쓴 맛을 봤다.

15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전 장관은 2004년 이른바 노인폄하발언으로 비례대표의원직에서 사퇴한 뒤 3차례나 선거에서 낙선했다.

2007년 대선에서는 경쟁후보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역대 대선 최대 표차로 참패했다.대선 패배 다음해인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서울동작을에 출마했지만,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에게 패했다. 2012년 19대 총선때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서울 강남을 지역에 출마했지만 패했다.

정 전 의원은 30일 출마 회견에서 "전날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며 기도를 했다"고 심리적 고충을 토로하며 "반드시 당선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번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새정치연합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 27년동안 보수정당에 한 번도 의석을 내준 바 없어 당선권으로 분류한 서울 관악을에서 야권표 분산이란 나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과 정 전 장관의 표가 분산되면서 자당 후보인 오신환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잘된 면도 있다. 불리한 상황을 뛰어넘기 위해 야권 지지층이 대대적 집결을 할 것"이라면서도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안타깝다. 관악 선거가 더 어려워졌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그에 대한 지역구 인지도가 생각보다 낮다며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 전 장관은 과거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주민등록을 5번 옮겼다"면서 "관악을 주민들을 만나보면 '정 전 장관이 여기 살기는 하는 거냐"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전 의원의 출마가 서울 관악을은 물론 광주 서을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리라는 관측도 있다.

여론분석기관 '오피니언 라이브'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광주 서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와 정 전 의원의 '정-천 연대'가 가시화될 경우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창희기자 (thepl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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