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부 "폭력 규탄"..'양국관계 파장 최소화' 움직임도

2015. 3. 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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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미관계 영향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은 미국을 외교적으로 대표하는 인사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미는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를 크게 훼손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해외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나서 당사자인 리퍼트 대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미국 정부에 위로의 뜻을 전하고,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와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또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미국 국무부 인사들에게 직접 유감을 표명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외교부 대변인 성명도 "특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의 대사에 대해 자행되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한-미 동맹의 안정적 관리 등을 가장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도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에 끼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으로 한국 내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질 경우 한-미 동맹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각) 밤 짧은 성명에서 "우리는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만 밝혔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은 현재로선, 개인의 폭력행위로 보는 분위기인 것이다.

박 대통령 오바마에 위로 뜻외교부 "가장 중요한 동맹국" 성명미국도 동맹 부담될까 우려개인의 폭력행위로 보는 분위기오바마 최측근이라 영향 불가피미국내 여론 움직임이 중요

다만, 리퍼트 대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앞으로 한-미 관계에 미묘한 영향을 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보좌관이었으며, 2007년 이라크전 참전을 위해 휴직을 하면서 자신이 비운 자리에 지금의 백악관 비서실장인 데니스 맥도너를 천거했다. 백악관의 주요 정책을 주무르는 이른바 '오바마 패밀리'에 속하는 인물인 셈이다.

미국 내 여론의 향배도 중요해 보인다. <시엔엔> 등 주요 방송들은 4일 밤부터 리퍼트 대사가 피를 흘리는 장면을 계속 내보고 있다.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씨가 한·미 연합훈련 반대를 주장했다는 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는 <시엔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연합군사훈련이 논쟁이 되는가'라는 앵커의 질문에 "논쟁이 있긴 하나 대부분 한국인들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이런 폭력행위가 벌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해온 국내 시민단체는 이번 사건과 거리를 두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통일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는 "우리도 지난 2일 시작된 키 리졸브 연습에 반대하지만 폭력이 아닌 대중운동 방식을 택하고 있다. 폭력은 반대한다"며 "(김기종씨는) 원래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평화통일 문제나 전쟁훈련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부정적 영향을 끼칠 거란 우려가 많다. 이를 빌미로 공안탄압으로 이어지는 것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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