넴초프 살해 배경 놓고 논란 증폭, 미궁 빠지나

임세정 기자 입력 2015. 3. 3. 16:54 수정 2015. 3. 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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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오랜 정적(政敵)' 보리스 넴초프(55) 전 부총리의 장례식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거행됐다. 하지만 살인 용의자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데다 넴초프의 살해 배경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은 넴초프의 장례식이 안드레이 사하로프 인권센터에서 치러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넴초프가 크렘린궁 인근에서 괴한의 총을 맞고 사망한 지 4일 만이다.

이날 오전 흰 천이 덮인 넴초프의 관은 장례식을 위해 인권센터로 옮겨졌다. 장례식장 주변은 넴초프를 기리며 애도하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권센터는 옛 소련의 인권운동가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사하로프 박사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인권센터에서 공식적인 행사가 끝난 후 트로에쿠로프스코예 국립묘지에서 추도 예배가 이어졌다.

넴초프의 장례식에는 폴란드와 라트비아 주요 정치인들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 당국이 입국을 불허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상원의장을 제재대상에 올린 데 대한 보복"이라고 비난했다. 폴란드와 라트비아 등은 과거 소련의 지배를 받았으나 현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으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넴초프가 어떤 세력에 의해 왜 살해됐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넴초프가 피격될 당시 함께 있던 여자친구인 우크라이나인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는 경찰 조사에서 "총을 쏜 사람이 뒤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어디서 왔는지, 누구인지 보지 못했다"면서 "내가 본 것은 엷은 색의 차 한 대 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리츠카야의 어머니는 미국 CNN 방송에 "딸이 2일 새벽까지 경찰의 심문을 당했으며 당국이 그녀의 변호사를 떼어놓겠다고 위협했다"면서 "딸은 러시아 당국이 넴초프의 죽음에 자신을 연루시킬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넴초프가 크렘린궁 인근에서 살해됐음에도 폐쇄회로TV(CCTV) 영상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용의자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넴초프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인 블라디미르 리즈코프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정부와 언론이 진보주의자들을 배신자 또는 적으로 사회에 인식시켜 폭력 사태를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 국가에는 독점 권력이 있었고 지금은 그런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위로부터의 폭력, 위·아래로부터의 위협이 있다. 어떤 집단도 러시아의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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