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넴초프 연인 법적 근거 없이 출국 금지..외교 갈등 예고

2015. 3. 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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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우크라이나 모델..러 경찰에 둘러싸여 옴짝달싹
우크라이나, 출국 금지 해제 성명서 보내
안나 두리스키야 우크라이나 모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55) 암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그의 연인인 안나 두리스키야(23)가 러시아 당국에 의해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버렸다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안나 두리스키야는 20대 우크라이나 모델로 고국인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그녀에게 출국 금지를 내렸다. 그러나 이에 우크라이나 외교부가 그녀의 출국 금지 해제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보내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교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리스키야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경찰이 공식적으로 나를 체포하지 않았음에도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녀의 변호사인 바딤 프로호로프는 그녀를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러시아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리스키야는 “모스크바의 지인 아파트에 머물고 있는데 (그 주변에) 경찰이 둘러싸여 있다”며 사실상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가능한 모든 증언을 했는데 왜 러시아 영토에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아프고,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태인 어머니와 함께 여길 떠나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두리스키야는 27일(현지시간) 넴초프가 총 네 발을 맞고 살해당했을 당시 함께 있었던 유일한 목격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녀는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를 받은 후 그 다음 날 오전 5시 풀려놨다. 그녀는 넴초프 암살 당시 함께 있었지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넴초프와 두리스키야는 3년 전 휴가지인 터키에서 만나 바로 연인이 된 사이다. 두리스키야는 넴초프가 살해당했던 날 저녁 한 백화점 카페에서 그가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마치길 기다렸다가 저녁을 먹은 후 집쪽으로 산책을 하던 길이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인이 넴초프 뒤에서 총을 쌌기 때문에 어떤 도움도 요청할 수 없었다. 범인 얼굴이나 도주 차량의 번호판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넴초프의 암살을 두고 정치적 살인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그가 살해 당시 서른 살 넘게 어린 20대 연인과 함께 있었던 만큼 치정극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도 있다.

러시아 민족주의 정치인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의회에서 “(넴초프의) 젊은 연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자주 파트너와 와이프가 바뀐다”고 말했다. 두리스키야가 낙태한 사실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2013년 12월 임신을 했지만, 넴초프는 낙태를 위해 그녀를 스위스로 보냈었다. 그녀의 엄마는 “낙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를 두고 그녀와 넴초프와 논쟁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리스키야의 친구는 “(둘은) 정말 (사랑하는) 감정에 의해 묶였다. 그들은 (만난) 즉시 함께 살았고, 거의 떨어져 지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넴초프는 푸틴의 정적으로 꼽히며 살해되기 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전쟁에 러시아가 직접 개입됐다는 증거물을 확보, 이를 배포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또 넴초프는 평소에도 푸틴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살해위협을 느꼈다고 밝혀왔던 점을 미뤄 정치적 살인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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