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루트 < 레바논 > AP=연합뉴스) 이란의 '절대 권력'으로 평가받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면전에서 비판, 진보진영의 영웅으로 떠오른 이란 대학생이 갈수록 화제다.
이란 시민들은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고지도자를 정면으로 비판한 대학생의 용기에 놀라는 한편, 사법당국이 이 대학생에게 아무런 처벌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놀라워하고 있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도전은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중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란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주인공은 바로
테헤란 소재 샤리프 기술대학 재학생인 마흐무드 바히드니아.
2년 전 국내 수학올림픽에서 우승해 수학 천재로 불리는 그가 '사고'를 친 건 지난달 28일 샤리프 기술대에서 열린 최고지도자-재학생 간담회에서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하메네이가 "가장 큰 범죄는 지난 6월 12일 치러진 대선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란 내용의 연설을 마치자, 사회자로부터 질문 권한을 얻어낸 바히드니아는 하메네이에 대한 공개비판을 시작했다.
그는 "이 나라에서는 왜 당신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허용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운을 뗀 뒤 "신문을 구독한 지난 3~5년간 당신에 대한 비판기사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심지어는 최고지도자의 업무 수행에 대한 감시ㆍ비판 의무를 지닌 전문가회의에서조차 당신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법당국이 구속된 반정부 시위자들을 고문하고, 성폭행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이 나라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당신이 정적들을 그런 방식으로 다룰 때 당신 부하들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할 것"이라며 하메네이의 감독 책임을 물었다.
이에 대해 하메네이는 "우리는 비판을 환영한다. 우리를 비판하지 말라고 말한 적은 결코 없다"면서 자신은 이미 여러 차례 비판 메시지를 받은 바 있다고 해명했다고 이란 국영 언론 및 반정부 웹사이트들이 전했다.
하메네이는 또 "내가 국영 TV 책임자를 임명한다고 해서 그들이 늘 나를 찬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단정하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 언론들은 간담회 당일 밤 하메네이의 연설만을 간략하게 보도하고, 바히드니아의 거침없는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건 발생 수일 후 바히드니아가 체포됐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하자 관련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했으며, 하메네이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업데이트됐다.
이란 사법당국이 바히드니아를 처벌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일각에선 대선 부정 파동 이후 하메네이의 권위가 예전같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일부 진보진영 인사들은 하메네이가 이번 사건을 이용해 자신이 "비판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 지도자"라는 점을 과시함으로써 이미지를 쇄신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rainmaker@yna.co.kr
(끝)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 연합뉴스폰 >
< 포토 매거진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