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대참사 6개월 "불안해 못살겠다"

2011. 9. 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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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 지방 중심도시인 센다이에 거주하는 일본인 사사키 씨(가명ㆍ42).

5년 전 한국 여성과 결혼해 딸을 낳고 작은 농장을 운영하며 단란하게 살던 그는 3ㆍ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생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터지자 한국인 부인과 딸을 한국 처가로 급히 피신시켰다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져 가족들을 불러올 생각인데 부인은 귀국을 늦추기만 한다. 주변에서는 한국인 부인이 도망가다시피 친정으로 돌아가 연락이 끊겼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저는 통화라도 되니 다행이죠. 하지만 어찌 될지 모릅니다. 솔직히 불안합니다." 도후쿠 지방에 업무차 수시로 다니고 있는 주재원 A씨는 "한국인과 국제결혼을 한 가정에서는 가족 해체 조짐이 곳곳에서 보인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이주 여성들도 지역 사회에서 괜한 오해를 받으며 맘고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 일본지사장인 B씨는 최근 경력사원을 뽑으면서 깜짝 놀랐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모두 가능한 유학생 출신이 필요한데 응모자가 5명에 불과했다.

"2년 전에는 2명을 뽑는 데 50여 명이 몰리더니 이번에는 아예 사람이 없네요. 일본에서 직장을 얻으려는 한국 청년들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재일 한국인 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와 방사능 누출로 이어진 대재앙으로 인해 일본을 등지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한국인이 속출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도쿄에서 외국인 등록을 하고 장기 체류하던 한국인 중 45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감소 규모이니 이만큼 한국인이 영구 귀국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기간 도쿄 소재 외국인 감소 규모는 1만명으로 이 중 절반 가까이가 한국인이었다. 이는 외국인등록증 소지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영주권 소지자, 불법체류자 등까지 포함하면 귀국한 한국인 규모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 내 외국인 등록 한국인은 10만명으로 추산된다. 일본과 경제 교류가 확대되면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하지만 4개월 새 5%가 감소했다.

동요가 특히 심한 쪽은 유학생 또는 주재원으로 들어왔다가 일본에 아예 정착한 뉴커머(New Commer)들이다.

오래전에 이민자로 들어와 세대를 거듭하며 일본 사회에 융화된 '올드커머(Old Commer)'들은 대재앙에 대한 위기의식이 일본인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뉴커머들은 안전하고 선진화된 일본 사회를 동경해 터전을 마련했다. 크고 작은 비즈니스를 하면서 경제적ㆍ문화적으로 양국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한다는 보람도 컸지만 일본의 '안전 신화'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흔들리게 됐다.

한상기업을 운영하는 C사장은 "뉴커머들은 대부분 한국에 근거지가 있다. 물도 맘대로 못 사먹는 곳에서 고생하느니 한국에서 새 삶을 찾아보자는 고민을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재일 한국인 사회가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대지진 이후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한류 영향도 있지만 대지진 복구사업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한 덕분에 동료의식을 갖는 일본인이 크게 늘고 있다. 자연스레 대등한 위치에 올랐다는 자부심도 늘고 사업적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한국 농수산품의 대일 수출은 54만27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55.1%나 급증했다.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먹거리 불안이 확산되면서 한국산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다시마(820%ㆍ이하 전년 동기 대비 수출물량 증가율), 새송이버섯(604%), 음료(299%), 토마토(63.4%) 등 방사능 때문에 섭취를 꺼리는 농산물 대부분이 한국에서 대거 들어오고 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화보] 고준희, `전신 시스루` 다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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