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남중국해 난사군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 군사적 대치국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서태평양상에서 대규모 함대훈련을 예고한 것에 대해 베트남과 필리핀이 미군과 함께 적극적 견제에 나서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은 13일 난사군도 부근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베트남 해군의 훈련이 실시된 해역은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 남중국해로 약 40㎞ 떨어진 혼옹섬이다.

이에 앞서 중국이 지난 9일 서태평양 공해상에서 해군 '정기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뒤 베트남은 즉각 실탄 사격훈련 계획을 밝혔다.

필리핀은 이달 말 난사군도 인근 자국 해역에서 미군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합동훈련에는 미군 측이 탄도미사일을 적재한 최정예 구축함을 판견할 계획이다. 중국 코앞에서 중국을 사정권에 둔 대규모 군사훈련이 펼쳐지는 셈이다.

합동훈련과 별도로 미군의 원자력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는 서태평양에서 있을 다국적 합동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12일 일본 요코스카 기지를 떠났다. 조지워싱턴호는 남중국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해역에서 수개월간 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대만 역시 남중국해에서 중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이 탑재된 함정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개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팜 쟈 키엠 베트남 외교장관은 지난 12일 "남중국해 분쟁 해결을 위해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들의 노력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당국은 베트남 등 관련국에 "남중국해 문제는 양자관계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필리핀 측은 남중국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미국과의 공동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이 필리핀을 도울 것이라며 반박했다.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미국은 아직까지 중국을 직접 연급하는 데 신중하다. 하지만 개입 의지는 분명하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전보장회의에서 "남중국해에서 자유항해권을 지키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미군의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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