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학생들이 동독 대학을 선호하는 까닭

뮌헨·남정호 편집위원 2010. 11. 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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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 시작된 2010·2011년도 겨울 학기를 맞아 독일 대학가가 새내기(신입생)들의 낭랑한 웃음소리로 떠들썩하다.

서독 지역 학생들이 동독 지역 대학으로 쏠리는 현상은 2000년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2005년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왜 서독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동독으로 몰릴까? 무엇보다 동독 대학들이 서독 지역에 비해 대학 입학 정원에 여유가 있는 데다, 대부분 대학 등록금을 받지 않고, 학생 기숙사 제도가 서독 지역보다 양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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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의 입학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독 대학에 진학하는 서독 학생과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전체 학생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33%. 동독 대학의 무엇이 서독 학생들을 매료시키는 것일까.

10월 중순 시작된 2010·2011년도 겨울 학기를 맞아 독일 대학가가 새내기(신입생)들의 낭랑한 웃음소리로 떠들썩하다. 이들은 김나지움(중등학교) 졸업 시험으로 치른 아비투어(대학 입학 자격시험) 성적이 우수해 어려운 입학 관문을 통과한 젊은이들이다. 독일에서는 근래 부쩍 대학 진학생이 늘어나면서 대학 입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009년도 여름 학기에 독일 대학에 진학한 신입생 수는 총 42만3000여 명. 이번 겨울 학기에는 그 수가 45만8000명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독일의 병역 의무제도가 폐지되면서 병역과 사회 근로봉사 근무 해당자들이 대학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어 대학 진학생이 55만명 선을 넘어설 듯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 입학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종전에 별로 인기가 없던 옛 동독 지역 대학들이 새삼 각광을 받는다. 서독 지역 학생들이 동독 지역 대학으로 쏠리는 현상은 2000년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2005년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경향이 계속되면서 동독 대학에서 서독 지역 출신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20%에서 33%로 늘어났다. 2005년 겨울 학기 동독 지역 44개 대학 학생 가운데 92%가 동독 지역 출신이었던 때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학생 유치에 나선 프리드리히 실러 대학의 옛 건물.
대부분 등록금 없고, 연구 시설 양호해

왜 서독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동독으로 몰릴까? 무엇보다 동독 대학들이 서독 지역에 비해 대학 입학 정원에 여유가 있는 데다, 대부분 대학 등록금을 받지 않고, 학생 기숙사 제도가 서독 지역보다 양호하기 때문이다. 일반 주거비도 훨씬 싸고, 연구 시설이 양호하며, 교수와 학생 간 비율이 서독에 비해 월등히 낮은 점도 학생들을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현재 동독 지역 대학 가운데 서독 지역 출신 학생의 비율이 30%가 넘는 대학은 열 군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데부르크 대학은 전체학생 가운데 서독 출신이 50%, 할레 대학은 33%를 차지한다. 라이프치히 대학은 올해 신입생 6000명 가운데 1400명이 서독 출신이며, 드레스덴 공과대학은 20%가 서독 출신이다.  

대학들은 동독 지역의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장차 대학 진학생 수가 감소할 것에 대비해 서독 지역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1558년에 문을 열었고, 학생 2만5000명이 공부하는 프리드리히 실러 대학(예나 시 소재)의 경우, 학생 유치를 위해 예나 시의 정치권과 경제계, 대학 대표로 구성된 ‘학생 유치 그룹’을 통해 ‘대학생 낙원 예나’라는 홍보단을 구성하고 학생 유치에 나섰다. 또 대학 당국은 재학생에게 각종 편의도 제공한다. 자녀가 있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어린이들이 학교 구내식당에서 취식할 수 있는 특전도 베풀고 있다.

시 당국은 학생들에게 주거비로 연 120유로를 지원한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서도 대우 개선책을 강구하는 등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에르푸르트 대학은 학기당 학생들에게 100유로를 지원하고, 드레스덴 대학은 문화행사용 상품권을 제공한다. 대학들은 2011년도부터 독일의 병역 징병제가 폐지되면서 5만~6만명에 달하는 아비투어 소지자 대부분이 대학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 가운데 우수 학생들을 유치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정부는 주내 대학 홍보를 주 정책으로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루드빅 스펜를 독일 ‘문화부 겸 교육부 장관 회의’(KMK) 의장은 내년도에는 대학 입학 대기자가 총 6만4000명이 더 늘어나 ‘입학 대란’이 일 것을 걱정했다. 서독이 대학생 과잉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동독 지역 대학으로 몰리는 학생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뮌헨·남정호 편집위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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