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메리카 대륙서 고립의 길로..

2010. 2. 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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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32개국 정상, 美주도 OAS 대체할 새 블록 창설 합의

미국ㆍ캐나다를 배제한 아메리카대륙 모든 국가들이 새로운 국제기구인 '아메리카 블록'을 창설한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아메리카대륙에서 미국의 고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연합인 리우그룹을 중심으로 카리브해 국가들까지 망라한 32개국 정상들은 23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회의에서 중남미의 독자적인 국제기구 창설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24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틀간의 회의를 주최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새로운 아메리카 블록 창설을 공식 발표하면서 새로운 기구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 간의 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국제기구는 미국 주도의 미주기구(OAS)를 벗어나 독자적인 협의체를 만들자는 중남미 국가들의 오랜 염원이 현실화된 것이다.

OAS는 그동안 중남미 협의체라기보다 미국 국무부가 중남미 국가들을 주무르는 창구라는 비난을 받아왔으며, 특히 지난 1962년 공산주의 국가라는 이유로 미국의 주도로 쿠바가 축출된 후 중남미 좌파 정권들은 공개적으로 독자적인 기구 창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기구가 당장 OAS를 대체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친미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OAS를 폐지하는 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콜롬비아와 칠레 등 친미 지도자들은 OAS 존속을 주장했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중심으로 볼리비아ㆍ에콰도르ㆍ니카라과 등 좌파 정부 지도자들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기구가 OAS를 대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메시지를 통해 중남미 및 카리브해 국가들이 지역협력을 강화하고 경제 및 사회통합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찬사를 보내면서 앞으로 구체적인 행동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중남미 국가들의 갈등관계를 고려하면 새로운 기구가 출범하는 데는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무작업을 거쳐 오는 2011년 베네수엘라 회의에서 구체적인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22일 저녁 앙숙관계인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베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무역제재 조치를 비난하자 차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 민병대들 때문에 베네수엘라가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배후에는 콜롬비아 정부가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우리베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을 향해 "사람이 돼라"고 말했고 차베스 대통령은 "지옥에나 가라"고 욕설로 맞받아쳤다. 새로운 국제기구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리더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간 폴랴데상파울루에 따르면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을 새 기구의 리더로 제의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보다 더 나은 후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룰라 대통령이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데다 중남미에서 브라질의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새 기구를 이끌 인물로 떠오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룰라 대통령은 중남미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이다. 룰라 대통령은 23일 리우그룹 정상회의에서 "포클랜드섬(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섬) 해역에서 벌이려는 석유시추 작업을 계기로 확산하고 있는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영유권 문제를 유엔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포클랜드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해 영유권 회복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영국 회사인 '디자이어 페트롤리엄'이 포클랜드섬 해역에서 석유시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자 포클랜드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영국과 논란을 벌이고 있다.

리우그룹 정상회의에 참석한 중남미 지역 정상들은 일제히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섬의 영유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섬에 대한 주권을 상실하고 1만4,000㎞ 이상 떨어진 국가(영국)가 영유권을 행사하는 현실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권경희기자 sunsh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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