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인류 위협..ECDC
【서울=뉴시스】이남진 기자 =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약물 남용으로 항생제가 듣지 않는 환자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장차 인류를 위협할 '슈퍼 박테리아'의 출연이 우려된다고 AF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제2회 항생제 자각의 날' 회의에서 "새로운 슈퍼 박테리아가 전 지구적으로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미니크 모네 ECDC 연구원은 "일부 박테리아는 모든 치료에 저항력을 갖추고 있어, 더욱 강력한 항생제가 필요하게 되고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는 약품을 무리하게 쓸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ECDC는 특히 항생제 사용률이 높은 유럽의 남부와 동부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모네 연구원은 "모든 약이 통하지 않아 치료가 한계에 봉착할 날이 가까워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의 중환자실 의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의사 가운데 절반 정도는 지난 6개월 간 치료한 환자 가운데 적어도 1명은 항생제가 듣지 않는 환자였던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졌다.
수잔나 자카브 ECDC 소장은 "효능이 좋은 항생제가 개발되지 않으면 수술과 이식, 집중치료 등 현대 의학적 치료법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조숙아 치료와, 심폐소생술, 종양암 치료 등의 분야는 특별히 효능 좋은 항생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CDC의 추정치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소속 국가 가운데 항생제가 듣지 않는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는 한해 2만5000명에 이른다.
이 같은 수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의 절반을 넘는다. 슈퍼 박테리아로 유럽 국가들이 한해 부담해야할 돈은 15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슈퍼 박테리아의 위험은 약물 남용이 심각한 세계 빈국으로 갈수록 더욱 커진다. 빈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항생제가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지중해 국가들과 동유럽 국가에서 위험이 높은 반면, 항생제 사용률이 낮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경우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지난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9개 유럽 국가의 E.coli 박테리아 감염률은 25%를 넘어섰다. 이는 2003년 2%에 비해 엄청난 증가세다. E.coli 박테리아는 항생제 저항력이 큰 대표적 박테리아로 꼽힌다.
이와 관련,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오토 카스 교수는 "슈퍼 박테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가 많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현재 가장 효능이 좋은 약품은 단 2개 정도만 개발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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