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방 '우라늄농축·사형선고'로 극한대치

유현민 2012. 1. 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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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20% 농도'에 강력반발‥이란 "굴복 않을 것"

`호르무즈 해협' 대립 여전…"긴장 갈수록 고조"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조성된 서방과 이란의 대립이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방의 석유 금수 움직임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맞서던 이란이 새로운 지하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에 착수하고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에 사형을 선고하면서 극한 대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란은 중북부 도시 콤 인근 산악지대의 포르도 지하시설에서 농도 최대 20%의 농축 우라늄 생산에 착수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10일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전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포르도 지하시설은 농도 3.5%와 4%, 그리고 20%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특히 이란이 생산에 착수한 농축 우라늄의 농도가 20%에 달한다는 사실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핵무기 제조에는 90% 농도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일단 20% 농도로 생산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핵무기 개발의 90%를 해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은 "새로운 형태의 핵개발로 이어짐을 의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도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란의 새로운 우라늄 농축을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하며 "전례없이 강경한" 추가 제재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역시 강한 제재 이외의 대안이 없다며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금수) 조치 논의를 위한 EU 외교장관 회의를 애초보다 한 주 앞당긴 23일 열기로 한 것이다.

간첩 혐의로 체포된 이란계 미국인에게 이란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는 소식이 전날 전해지면서 이란과 서방의 갈등은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인이 이란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미국의 외교관계가 단절된 이래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사형을 선고받은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가 간첩이라는 이란의 주장은 허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토미 비에터 대변인은 "헤크마티에 대한 사형 선고가 사실이라면 미국은 이를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의 태도는 강경하기만 하다.

특히 자국의 핵프로그램이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이란의 핵개발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전날 국영TV 연설에서 "이란은 스스로 선택한 길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면서 서방의 제재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이란 대사도 포르도 지하시설과 중부의 나탄즈 시설의 우라늄 농축 착수 사실을 확인하면서 모두 IAEA 감시 아래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보통 3.5% 농도의 농축 우라늄이 사용되지만, 이란은 암 치료 목적의 동위원소 연구 등을 위해 20% 수준의 농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이르면 이달 말 페르시아만 인근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세계 석유 수송의 요충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대립 구도도 여전하다.

현지 소식통은 "이란과 서방 사이에 우라늄 농축, 이란계 미국인 사형 선고, 호르무즈 해협을 놓고 대치 전선이 조성된 형국"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어느 한 쪽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아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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