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中도 친구" 파키스탄의 실리외교

이지선 기자 2011. 5. 2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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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경제적 이해 맞아 중국과 밀월 가속대테러전쟁 마찰음 불구 미국 돈줄에 미련

파키스탄이 중국 정부에 남서부 도시 과다르에 해군기지를 건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각종 무기구매에 이어 파키스탄이 중국과의 군사협력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해 대 테러동맹인 미국의 경제·군사 원조를 받는 한편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과시하면서 양측 모두로부터 실리를 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마드 무크타르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의 방중기간 파키스탄 남서쪽 해안에 위치한 과다르에 해군 기지를 건설해 달라고 중국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더 돈이 22일 전했다.

건설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과다르 기지는 중국 해군의 첫번째 해외 지원 기지로 향후 중국 군함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파키스탄이 중국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978억원) 규모에 달하는 차세대 전투기 JF-17 선더 50대, 7억5000만달러(8200억원)의 프리깃함과 헬리콥터를 구매한 데 이은 결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키스탄이 중국을 강력한 대안 동맹이자 원조국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서방 국가의 외교 관리는 FT에 "지난 수십년 동안 중국은 조용히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왔지만, 주로 에너지를 비롯한 경제문제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카라치, 콰심과 함께 3대항인 과다르는 파키스탄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대규모 화물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로, 중국은 2억4800만달러(약 2722억원)에 달하는 건설비용의 80%를 이미 부담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는 군사적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남아시아 안보 전문가 라울 로이 초드리는 "중국의 (대외)국방·안보 관계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판 바꾸기(Game changer)' "라고 평가했다. 군사력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아라비아해를 지나는 자국의 유조선을 보호하려는 일석이조의 포석이라는 말이다.

파키스탄 일간 더 네이션은 이번 결정이 파키스탄의 군사력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국방부 관리는 FT에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과 우려를 함께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과 관련, 주권 침해 논란으로 파키스탄과의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진 미국의 입장에서는 대테러전쟁의 우방국인 파키스탄이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 됐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대미 강경모드와 달리 파키스탄은 물밑에서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빈 라덴 공격 당시 파손됐던 스텔스 헬기를 돌려주기로 하고, 살먼 바시르 외교장관이 현지 언론에 미국과의 테러 전쟁 협력을 계속할 방침을 밝히는 식이다.

파키스탄으로서는 미국의 군사·재정적 지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테러 전쟁 동맹국인 파키스탄에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안보 관련 지원금 약 118억달러(약 12조9540억원) 외에도 60억달러(약 6조5800억원)가량의 경제 지원을 제공해 왔다. 올해에도 약 30억달러(3조2900억원)가 배정된 상태다.

<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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