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다시 러시아 품으로?

2010. 1. 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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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선, 친러파 후보 선두경쟁

'친서방'세력 권력투쟁 자멸

경제위기 겹쳐 혼란 불가피

친서방 무혈시민혁명으로, 옛소련구성국들 사이에 이른바 민주화를 요구하는 '색깔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우크라이나의 '오렌지혁명'이 5년만에 혼돈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04년 오렌지혁명으로 옛 소련 시절 지도부와 러시아를 거부했지만,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는 친러파 후보간의 선두경쟁으로 변모하면서 상황이 완전 역전됐다. 옛소련권에 대한 영향력 회복을 통해 대국화의 길을 걷고 있는 러시아는 서쪽의 '눈엣가시'를 5년여만에 제거하는 국제 정치·경제적인 승리를 눈앞에 두게 된 셈이다.

오는 17일 대선에선 여론지지율 33.3%의 빅토르 야누코비치(59) 전 총리와 16.6%의 율리아 티모셴코(49) 현 총리가 다음달 7일 결선에 나설 수 있는 1,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렌지혁명의 영웅인 빅토르 유셴코(55) 대통령은 지지율 3%로, 나머지 16명의 군소후보와 함께 1차에서 나가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4년 1차 대선에서 선거부정 시비로 결국 패배했던 야누코비치는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한때 오렌지혁명의 동지였던 티모셴코는 유셴코와 불화를 일으키며 친러노선의 길을 걸어온 '야심많은' 여성정치인이다. 러시아는 야누코비치를 공개지지해 '반러 분위기'를 일으켰던 지난 전철을 밟지 않으려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러시아와의 실용노선을 추구해 온 티모셴코를 은근히 지지하고 있다.

야누코비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에는 반대를 분명히 하면서도 유럽연합 가입 지지의사를 밝혀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린 반면, 티모셴코는 친 유럽연합 노선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개인적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매년 양국간 갈등을 빚어온 가스분쟁을 자제키로 하고, 티모셴코가 추진해 온 우크라이나 최대제철소인 돈바스제철소를 매입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조용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오렌지혁명은 혁명세력 내의 권력투쟁과 만연한 부패 등으로 자멸의 길을 걸어왔다. 특히 세계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우크라이나는 구제금융을 받았던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재정악화와 정정불안 등을 이유로 신규자금 지원을 거절당하는 등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인구 4600만명의 우크라이나는 문제해결보다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주간 <제르칼로 네델리>의 편집장 율리아 모스토바야는 "티모셴코가 얘기하는 야누코비치의 추문 80%가 사실이고, 그 반대도 사실"이라며 만연한 부패의 실상을 비꼬았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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