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쩔쩔' 소국에는 '협박'..너무나 다른 미국의 대응

2010. 12. 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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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국제부 이기범 기자]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 (중략) 미 행정부와 의회는 이번 사건을 간과할 수 없으며 귀국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검토할 것입니다. (중략) 제재를 피하려면 '이런 일이 다시 재발하지 않을 것임'을 문서로 보장해 주십시오. 미 국무부 차관 존 니그로폰테 드림"

'일개' 행정부 차관이 일국의 대통령에게 올리는 편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고압적이며 무례하기까지 하다.

7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국무부의 1급 비밀문서(secret)로, 당시 국무부 차관인 존 니그로폰테가 세르크 사르키얀(Serzh Azati Sargsyan) 아르메니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가 포함된 상태로 아르메니아 예레반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전송됐다.

이 편지에서 니그로폰테 당시 차관은 '아르메니아가 이란에 수출한 로켓과 자동소총이 이라크에 재수출돼 미군에게 인명피해를 주었다'며 아르메니아에 대한 제재 검토와 함께 관계단절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아울러 이런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는 '무기 수출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안의 하나로 니그로폰테는 '아르메니아가 각종 무기확산의 원천이 되지 않을 것임을 보증하는' 문서를 요구했다.

또한 아르메니아 수출통제 당국에 '전임자'를 둘 것과 이중물자(민수용이지만 전략무기 제조에도 쓰일 수 있는 물자) 감시 담당 부서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 미국의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불시방문해 이 팀들을 평가하는 것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나토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 무기를 이전할 경우 미국과 협의하도록 요구했다.

이 편지가 미국 대사관을 통해 아르메니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달됐다면 외교적 결례를 넘어 외교분쟁까지 낳을 수 있는 무례한 내용이다. 타국의 원수를 협박하는 내용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국무부는 외교전문에 "아르메니아 정부의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 '제재라는 협박수단을 사용하기를 원한다(We hope to use the threat of sanctions as a tool to generate Armenian responsiveness)"고 각주를 달아 놓았다.

그러나 이란에 무기를 똑같이 수출한 중국에 대해서는 '우려 표명'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08년 5월 미 국무부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내려보낸 비밀전문에 따르면 이라크 바스라의 시아파 반군 무기창고에서 중국이 이란에 수출한 QW-1 MANPADS 미사일이 발견됐다.

이어 이 전문은 "이란에 대한 모든 무기 수출과 기술지원을 중단할 것을 중국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만 돼 있다. 오히려 "중국이 과거에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했지만 이란이 최근 이를 바탕으로 개량형 미사일을 개발한 사실을 이해한다(We understand that you have provided Iran with QW-1 MANPADS in the past, and Iran has publicly asserted that it produces the Misagh-1, which is based on the Chinese QW-1.)"며 대단히 완곡한 표현을 사용해 아르메니아에 대한 대응방식과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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