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비상> 멕시코, 재난대응 총체적 부실

2009. 4. 28. 15: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의 진원지로 떠오른 멕시코가 지진까지 겹친 설상가상의 상황에서 재난대응에 커다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가족에게 두 주가 넘도록 의약품이 제대로 지급되지 못했으며, 정부는 여전히 정확한 발병 진원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정부는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이 즉각 병원을 찾도록 홍보하고 있으나 정작 의료진들이 감염을 두려워해 이들을 기피하는 현상조차 빚어지며 난맥상을 드러냈다.

멕시코 보건부는 27일 SI로 인한 사망자 주변의 가족들을 진단할 충분한 인력과 재원이 부족하다고 밝혀 기초적인 감염 예방 및 진단작업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멕시코시티 한 사무실의 사환으로 일하는 에드가 로차(28)는 AP에 "누구도 정부를 믿지 않는다"며 "여태까지 단 1건의 검진도 있었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감염 발발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왔으나 이는 말짱 `헛다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동부 베라크루즈 주(州)에서 감염됐다가 회복된 네 살 유아의 경우, 애초 SI 감염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으나 감염된 아이의 진단 샘플을 미국에 보낸 결과 SI 감염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기초적인 검진능력도 미흡한 상태다.

트럭운전수인 엘리아스 카마초(31)는 열과 기침 증세를 호소하며 진료를 원했다가 의료진으로부터 호송을 거부당했다.

또 멕시코시티의 호세 세페다도 열과 기침 때문에 두 곳의 병원을 찾았으나 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바쁘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들은 이와 관련, 보건방역체계에 대한 투자 부족과 지나친 관료주의 등이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27일 멕시코시티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는 등 멕시코의 혼란상은 가중되는 양상이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이날 페소 화(貨) 가치는 SI 충격과 지진 여파 등의 영향을 받으며 지난주말 종가에서 달러화 대비 5% 가까이 하락했다.

정부의 대응이 주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야기될 정치적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이미 마약 관련 범죄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는 관광산업이 이번 SI 여파로 더욱 위축되리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무능한'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중국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상당한 혼란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멕시코 스스로도 1985년 대지진의 결과로 1920년대 이후 줄곧 집권해온 정당의 몰락을 경험했다.

jbkim@yna.co.kr < 긴급속보 SMS 신청 >< 포토 매거진 >< M-SPORTS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