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첫 업무 '부시 법안' 전면 재검토 지시
ㆍ관타나모 재판도 120일간 일시 중지 명령
ㆍ각료 인준 끝나는 대로 집권 청사진 실행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선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경제위기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각종 국내외 현안 등 시급한 과제들로 발걸음이 바쁘다.
20일 백악관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수행한 첫 직무는 '국가 쇄신과 화해를 위한 날' 선언이었다. 오바마는 이날 "우리는 시험에 빠져 있지만 미국은 역경과 화해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우리 모두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이 나라를 재건하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서로 봉사하자"며 이같이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남기고 떠난 모든 법안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백악관 대변인실은 이날 신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낸 성명에서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이 모든 계류 법안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법적, 정책적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실시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문건에 서명해 정부기구와 부서에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신임 행정부는 일반적으로 전임 행정부가 대선과 취임식 사이 제정한 '야반법안(midnight regulations)'을 유예하고 검토하는 조치를 취한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일부 국립공원에서 무기를 감춘 채 소지하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과 종교적 신념에 따라 낙태 시술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의사·간호사를 차별하는 의료기관에 정부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 등 야반법안을 남겼다.
오바마의 첫날 일정에는 여러 차례 폐쇄 입장을 밝혀온 관타나모 테러용의자 수용소 관련 업무도 빠지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가 관타나모에서 진행 중인 모든 재판 절차를 120일간 일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현재 관타나모에서는 9·11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5명에 대한 재판 등 모두 21건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 "오바마가 이르면 이번주 안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아예 폐쇄토록 하는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다만 폐쇄 절차가 언제 마무리될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오바마는 각료 지명자들의 상원 인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는 대로 최대 현안인 경제위기 극복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해결을 위한 집권 청사진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그는 이를 위해 취임 이틀째인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경제 관련 대책회의를 잇달아 소집했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처음 소집한 NSC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이클 멀런 합참의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취임 후 16개월 안에 이라크 주둔 병력을 완전 철수하겠다고 약속해온 만큼 구체적 철군 일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NSC 회의에 이어 열리는 경제팀 회의에서는 8250억달러 경기부양책의 조속한 의회 통과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는 23일 다시 문을 여는 의회에서 경제 관련 연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 박지희기자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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