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여기 남겠다" 센다이 한국 유학생의 글

양승식 기자 yangsshik@chosun.com 2011. 3. 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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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일본 대지진 주요 피해지역인 센다이의 한 한국 유학생이 "정부의 대피 권고가 내려졌지만 일본에 남겠다"고 밝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ShutdownCB'라는 필명을 쓰는 네티즌의 '지금 일본 센다이시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글을 통해 "4년 전 이곳으로 유학 와 학교를 졸업하고 22일 출국 예정이었는데 이런 일이 닥쳐버렸습니다. 죽었다 살아난 느낌…지난 11일 오후부터 그날 밤은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됐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유학생은 "완전히 패닉상태가 돼 근처 피난소로 대피했는데 조그만 초등학교 체육관에 수백명이 몰려들어 발 디빌 틈도 없이 북적댔습니다. 대책본부에는 나이 드신 아저씨·아주머니들만 수고하고 계셔서 발전기 돌리기·사람들에게 모포 나눠주기·화장실에 물 퍼나르기 등 힘쓰는 일을 도왔습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서로 모르던 사람들끼리 돕다 보니 나이에 상관없이 새로운 친구와 인연이 됐습니다"고 했다. 이어 "사태가 조금 안정된 후 '한국인이다'고 말했더니 사람들이 진심으로 걱정해줬다"며 "일본 대책본부에서 폐쇄된 센다이공황 외의 한국행 항공편·교통수단을 알아봐주기까지 했습니다"고 전했다.

유학생은 "10년 만에 눈물을 쏟을 뻔 했습니다. 생각을 바꾸어 여기 일본이 영화처럼 침몰한다 해도 여기서 죽기로 결심했습니다. 4년동안 여기서 만난 지인들과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을 이대로 두고 나 몰라라 하고 한국으로 떠날 수 없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들에게 대단한 존재도 아니며 큰 힘이 돼주지도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꼭 다 해내고 마음 편히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꼭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 "일본인들도 그 마음을 알아줄 것이다. 하늘도 그 마음을 알아줘서 무사 귀국할 수 있길 기도한다"라며 유학생이 무사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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