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소수민족 언어 지킨다"

2009. 9. 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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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印尼 한글섬 소개(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찌아찌아 문화가 사라지지 않게 돼서 이젠 행복합니다"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초등학교 교사인 아비딘은 교과서에 있는 한글을 조심스럽게 칠판에 적은 뒤 수업중인 4학년 학생들에게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로 어떻게 읽는지를 물었다. 학생들은 일제히 "나는 생선을 먹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3천500마일이나 떨어진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을 만나본 적도 없고 교실 벽에 붙은 지도에서 한반도를 찾는 것도 여전히 어려워한다.

하지만, 부톤섬은 문자가 없는 토착어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이를 표기할 문자로 한글을 채택하고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이 사라져가는 토착어를 지키려고 한글을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한글섬'의 사연을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인들이 1천400년전 세종대왕이 발명한 한글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한자와 알파벳에 대항해 한글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언어는 있지만 문자가 없어 고유의 언어 자체가 사라질 위험에 처한 소수 민족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서울대 언어학자들은 이들을 위한 교재를 직접 만들어 배포했다.교재를 공동제작하는 등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서울대 이호영 교수는 "그들은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90년대에도 한국의 음성학 전문가가 중국 남부와 동남아에 거주하는 종족의 언어인 '라우'를 위해 한글 기반의 문자를 고안한 적이 있지만 광범위한 한글의 사용을 이끌어내진 못했었다.

부톤섬 주민들은 이제 한글 사용을 넘어 아시아 경제강국중 하나인 한국과의 교류강화도 희망하고 있다.

작년 11월엔 부톤섬 최대 도시인 바우바우의 정부 관리들이 한국을 방문해 기업들을 탐방하고 관광개발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바우바우시의 아미룰 타민 시장은 바우바우에 한국 문화센터를 건립하고 주변해역에서 생산되는 해초를 한국에 수출하는 방안도 희망하고 있다.

타민 시장은 "한국기업들이 바우바우에 투자해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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