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보복당해 시신 훼손"<中고고학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지난해 말 허난(河南)성 안양(安陽)현에서 발견된 조조(曺操.155-220)의 무덤 고릉(高陵)이 조조에게 원한을 품었던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시작된 고릉(高陵) 내 1호 무덤 추가 발굴 과정에서 조조를 지칭하는 '위무왕(魏武王)'이라고 새겨진 명패 한 개가 추가로 발굴돼 모두 9개로 늘어났으며 이들 명패는 한결같이 2, 3 등분으로 쪼개져 있었다고 중국 청년보(靑年報)가 14일 보도했다.
고고학계 전문가들은 조조 무덤에서 출토된 명패들이 이렇게 훼손된 것은 도굴꾼들에 의한 소행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고고학계 인사는 "조조의 무덤이 도굴꾼들에 의해 도굴된 흔적이 있다"면서도 "도굴꾼들이었다면 소장 가치가 있는 명패를 챙겨가지 않고 망가뜨렸을 리 없다"고 고의 훼손 가능성을 제기했다.
고고학계가 조조의 무덤이 보복 공격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조의 유골 때문이다.
고릉 발굴 과정에서 조조의 유골이 애초 안치됐던 무덤 내 후실(後室)에서 전실(前室)로 옮겨진 흔적이 발견됐다. 조조의 무덤은 전실과 후실 양실(兩室)과 4개의 측실 구조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조조의 안면부에는 흉기에 찔린 상흔도 뚜렷했다.
고고학자들은 조조의 시신이 매장된 직후 그에게 원한을 품었던 누군가가 앙갚음을 하기 위해 고의로 그의 시신을 훼손한 뒤 옮겨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천하 쟁패를 놓고 무수한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생겨났던 정적들이 사후에라도 조조가 안식을 취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려 했다는 얘기다.
이번 추가 발굴에서는 조조의 왕관에 장식됐던 것으로 보이는 옥구슬 등 300여 점의 유물들이 추가로 발굴됐다.
그러나 이번 발굴 최대 관심사였던, 조조의 유골과 함께 1호 무덤에서 출토된 유골의 신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허난성은 지난해 12월 안양현 안펑(安豊)향 시가오쉐(西高穴)촌에 있는 동한(東漢)시대 무덤군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조조의 고릉을 발견했으며 고릉 내 2호 무덤에서 조조의 유골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진짜 조조의 무덤인지를 놓고 고고학계가 진위 논쟁을 벌였으나 중국 국가문물국은 지난 1월 이 무덤이 진짜 조조의 무덤인 고릉이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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