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사진' 해프닝서 미스터리로

2009. 6. 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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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일본의 TV아사히가 '김정운 사진' 오보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 사진을 "한국 당국 관계자로부터" 입수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던 사안이 한국 정부의 공신력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어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TV아사히의 주장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11일 "'한국 당국'이 국정원이라면 우리는 관여한 바가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앞으로 진상이 규명되고 TV아사히가 거짓해명을 했다면 주일 대사관을 통해 TV아사히측에 항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도 "어제(10일) 김정운 사진은 보도를 보고 알았고 관련 내용을 전혀 아는 바 없다"며 "TV아사히측과도 접촉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TV아사히는 10일 밤10시 뉴스에서 뿐 아니라 11일 낮12시 뉴스에서도 거듭 같은 주장을 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돼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하게 됐다.

더구나 최근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김정운 후계 내정' 사실을 보고한 시점을 놓고 일각에선 정국 전환을 위한 북풍용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TV아사히가 '김정운 사진' 오보의 경위와 관련, 한국 정부를 걸고 든 상황에 대해선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볼 수 있다.

TV아사히 주장대로 '한국 당국 관계자'가 문제의 사진을 TV아사히에 건넸을 경우. 그러나 이 사진이 이미 한국 포털 사이트에 지난 2월 공개된 것임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곧바로 거짓 사진으로 판명될 것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만약 '한국 당국 관계자'가 최근 다시 횡행하는 북한 정보 브로커에게 속아 '진짜' 사진으로 알고 입수해 아사히에 넘겼을 가능성 역시 그 관계자가 브로커에게 속았다는 전제가 우선 성립돼야 한다.

거꾸로 TV아사히가 '한국 당국 관계자'를 사칭한 브로커를 '한국 당국 관계자'로 믿고 가짜 사진을 넘겨받았을 경우의 수도 있을 수 있다.

TV아사히가 '한국 당국 관계자'라면서도 관계기관조차 밝히지 않음에 따라 현재로선 TV아사히의 주장을 검증하기 어렵다.

TV아사히는 문제의 사진이 오보로 알려진 후에도 이 `관계자'를 접촉했다고 밝혀 이 `관계자'를 '한국 당국' 관계자라고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TV아사히 내부의 검증문제와 관련된 경우의 수도 있으나 아직은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

TV아사히의 '한국 당국 관계자'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날 경우 TV아사히측은 신뢰도에 더욱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폐쇄성을 이용해 확인이 쉽지 않은 북한 정보를 언론사 등에 파는 브로커들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남한에서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북한이 스스로 고립으로 빠져듦으로써 공신력있는 북한 정보의 입수.유통.확인 채널이 고사한 틈을 타 과거와 같은 미확인 북한 정보 브로커들의 활동이 커지고 있다.

종래 같으면 남북 당국간 각종 접촉을 통해 진위를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사안조차 지금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정보 브로커 시장을 넓히고 부정확하거나 미확인 정보의 확산을 조장하고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사회의 불투명성이 이처럼 오보와 브로커의 준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며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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