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봉쇄 땐 예측불허 '오일쇼크'

홍인표·권재현 기자 2011. 2. 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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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제 빨간불.. 운하 노조원 파업 참여 땐 국내 경상수지·수출 직격탄

이집트 사태 악화로 국제 석유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당초 우려했던 유가 100달러 시대가 이집트 돌발 변수로 조기에 가시화되면서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유가 급등은 물가는 물론 우리나라 무역 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향후 수에즈운하 봉쇄 여부가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수에즈운하 봉쇄를 비롯해)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석유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유가 급등세는 수요나 공급적인 측면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 이집트 사태가 악화돼 수에즈운하가 봉쇄될 경우 원유 수급 불안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수에즈운하가 국제 석유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한 것은 세계 물류의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해상운송의 8%를 차지하고 있는 수에즈운하는 아라비아만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국제 원유 수송의 길목이다. 원유는 전체 운송량의 16%를 차지하고 하루 원유 수송량은 200만배럴을 웃돌고 있다.

수에즈운하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그 파장은 가늠키 어렵다. 이날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는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운하는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수에즈운하 노조원에게도 파업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이집트 소요 사태와 국제석유시장' 내부 보고서를 통해 "수에즈운하가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오를 것"이라며 "근로자 파업이나 시위대가 시설물을 점령할 경우 수에즈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가 연간 들여오는 원유는 9억배럴에 이른다. 배럴당 10달러만 올라도 9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고스란히 안게 된다. 수에즈운하가 봉쇄될 경우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현재 등록된 국적 선박 850척 가운데 210여척이 수에즈운하를 이용하고 있다. 수에즈운하가 막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 경우 35~40일이 걸리던 부산~로테르담 항로는 45~50일이 걸려 운송 기간이 10일가량 늘어난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수에즈운하가 봉쇄되면 전 세계 대부분의 선박 통항이 중단된다"며 "우리 해운업계도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봉쇄가 장기화하면 해운업계는 운임을 올려야 하고, 수출업체들은 추가 운임만큼 제품 가격을 올리고, 결국 제품 가격이 올라가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더욱 팍팍해지면서 내수 소비나 경제 전반에 주름살이 간다는 설명이다.

우리 수출입도 타격을 받게 된다. 수에즈운하를 유조선이 많이 다니고는 있지만 실제 전체 운송량의 절반을 화물 컨테이너선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수에즈운하가 막히면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2500달러에서 3500달러로 늘어난다. 이집트와의 석유제품 수출입도 문제다. SK는 연간 310만배럴의 경유(2억8000만달러)를 이집트에 수출하고 있다. 또 SK, GS, 삼성토탈, 여천 NCC는 이집트로부터 연간 630만배럴의 나프타(5억1000만달러)를 수입하고 있으나 자칫하면 이 길마저 막힌다. 백재선 한국무역협회 물류사무국장은 "이집트는 북아프리카 관문으로 그동안 유럽과 아프리카로 가는 물품 환적기지로 이용된 만큼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로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민주화 요구가 중동의 다른 산유국으로 불붙는 경우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에즈운하 봉쇄보다 심각한 문제는 민주화 요구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으로 번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 홍인표·권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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