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최근 전황과 치안 상황은 개전 이래 8년여 만에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과 싱크탱크들의 평가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미 아프간 국토의 70% 이상을 다시 수중에 넣었다.
탈레반 정권을 이끌었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는 지난 9월
9·11 테러 8주년을 맞아 미군 철군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미군은 개전 이후 3년 동안 공습 위주로 '성공적인' 작전을 벌여왔으나, 2005년을 지나면서 '손쉬운 승리'는 허상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2006년 탈레반은 '춘계 대공세'를 벌여 미군을 몰아붙였다.
파키스탄에 인접한 남·동부의
헤라트,
칸다하르, 팍티카 주 등지에서 탈레반의 북진이 계속되면서 카불까지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미군과 다국적 치안유지군(ISAF)의 사상자는 급증했다. 2004년 60명에 그쳤던 외국군 사망자는 지난해 295명, 올들어서는 10개월 동안 452명으로 늘었다.
이라크전 미군·다국적군 사망자가 2003년 개전 이래 4600여명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평지에서 본격 전투를 벌였던 이라크와 아프간의 상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아프간 반군은 산악지대에 숨어 급조폭발물이나 매설폭탄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소탕을 하기도, 피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민심이 이반돼 있다.
최근에는 수도 카불의 치안까지 불안해졌다. 지난달 말 유엔 숙소가 피습당해 직원 9명이 숨지기도 했다.
미군은 이라크에 최대 15만명을 파병했지만 아프간의 경우 무작정 증파를 할 수도 없다.
미국이 각국에 파병을 요구하는 이유는 △승전 전망이 보이지 않고 △미군 증파가 어려운 데다 △아프간 군·경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일 "백악관이 1만~1만5000명 증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증파 여부는 이달 중순이 지나야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 구정은기자 ttalgi2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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