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상 후폭풍, 중국 "어디 한번 붙어보자"

2010. 10. 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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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벨 평화상 놓고 서방과 맞대결 나서

중국이 구금 중인 반체제 지도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 평화상 수상과 관련, 전세계와 맞서고 있다.

서방 각 국은 류샤오보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에 즉각 환영을 나타내며 중국에 류샤오보를 석방하라는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은 이 같은 압력을 귓등으로 흘려넘기며 노르웨이에 관계 악화를 경고하는 등 타협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단순히 서방측 압력을 무시하는 것뿐 아니라 류샤오보의 평화상 수상 소식 이후 중국 내 민주화 세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인터넷에서 평화상과 관련한 검색을 차단하는 등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서방 측과 얼마든지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시켰지만 여전히 전재통치를 계속하고 있는 중국을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질서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류샤오보의 평화상 수상 소식에 고무된 중국 내 민주화 세력들은 다시 한번 세 결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의 감시가 강화됐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집 앞에 중국 공안이 상주하며 감시의 눈초리를 번뜩이고 있으며 모임을 위해 집밖으로 나가는 것이 통제되고 있다고 전했다.

류샤오보와 함께 중국 공산당의 1당 독재 철폐를 요구하는 '08 헌장'을 기초했던 베이징 대학의 샤예량(夏業良) 교수는 9일 외국 언론과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지만 대학 당국으로부터 인터뷰를 금지당했다. 샤 교수는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평화상 수상에 극도로 긴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제 강화는 오히려 중국의 이미지만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환구시보는 "서방측이 노벨상을 악용해 중국 내 분열 세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인들은 노벨상이 서방 측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으며 중국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측은 류샤오보의 평화상 수상이 중국 내에 민주화 세력을 확대시켜 중국에 경제 개혁에 상응하는 정치 개혁을 불러올 것을 기대하겠지만 이러한 중국의 비타협적 자세는 그러한 기대가 실현되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준다.

중국의 이 같은 비타협적 태도는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입증하는 것이다. 중국은 희토류라는 희귀자원으로 세계 각 국을 위협할 수 있으며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데다 세계 최대의 소비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에서도 무시못할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테러 근절과 핵확산 방지, 세계 경제 회복 및 지구온난화 대처 등 전세계적인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협조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중국이 전세계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류샤오보의 평화상 수상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다른 나라들에서의 인권 개선 노력에 저해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전세계적인 인권 개선 노력이 타격이 가해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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