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프랑스? 끝모를 유럽국가 신용 강등 사태

최형석 기자 2011. 10. 1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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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7일(현지시각)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세계 금융위기로 최고 등급 Aaa인 프랑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으며, 채무 구조가 최고 등급 국가들 중 가장 취약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리스 채권에 투자를 많이 한 프랑스 은행들이 손해를 보고 정부 구제금융이 투입되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다.

유럽의 신용등급 강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9월 중순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된 신용평가사들의 유럽 국가신용등급 재조정은 내년 초까지 계속 세계 경제를 괴롭힐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리스의 빚 탕감, 은행 자본 확충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17일 "모든 것이 24일까지 해결될 것이라는 꿈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23일 EU 정상회담에서 해결책이 나올 거라는 기대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스 '선택적 디폴트' 가능성 높아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최근 "그리스 채권을 가진 은행 등 민간 투자자들이 60% 넘는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에만 해도 민간 채권자들이 21%의 손실을 부담하면 될 걸로 전망됐지만, 그 규모가 석달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채권자의 손실이 확정되면 S&P와 피치가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부도(selective default)'로 지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선택적 부도란 일부 채무에 대해 정상적인 상환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디폴트' 다음으로 최하 등급에 해당한다.

그리스가 선택적 부도를 맞게 되면, 손실 처리되는 채권의 비중에 따라 그리스 채권에 투자를 많이 한 프랑스·포르투갈 등의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남유럽 신용등급 전망 여전히 부정적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에 대한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전망은 S&P가 아일랜드에 대해 '안정적'을 부여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부정적(negative)'이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뜻은 '통상 2년 안에 신용등급이 추가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프랑스·영국·독일 등 다른 우량 국가로까지 번지면 쇼크가 다시 한번 세계 경제를 때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최윤찬 한은 국제모니터링 팀장은 "프랑스 경제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그리스 부실 채권 영향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며 "프랑스 등급이 강등되면 경제가 취약한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흔들리고 그 충격이 국제 금융시장에 전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프라이즈 강등' 가능성 크지 않아

그러나 큰 충격을 수반하는 '서프라이즈(깜짝) 강등'은 나올 가능성이 별로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용평가사들이 향후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미리 제시해 충격에 대비할 시간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무디스가 프랑스를 경고한 것은 전망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강등 사태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에선, 신용평가사들이 지나친 경쟁을 하면서 신용등급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파산 4일 전까지 미국 기업 엔론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BBB로 유지하다 큰 충격을 불렀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평가대상 기관으로부터 접대를 받는 등 사전 경보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국가신용등급평가는 정치적 요소나 정책 변수같이 계량화하기 힘든 부분을 고려해야 하므로 더욱 그렇다는 지적이다.

☞ 국가 신용등급(sovereign credit rating)

특정 국가의 정부 채무 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한 국가의 경제적·정치적 위험도를 반영한다. 채무 불이행 확률이 높아지면 신용등급은 낮아진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미국계 무디스·S&P(스탠더드앤드두푸어스), 영국계 피치의 국가 신용등급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신용평가사 다궁(大公)도 서구 중심 국가 신용등급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평가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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